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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출점 제한? 몸값 오른 ‘미니스톱’만 신났다

입력
2018.09.29 12:00

‘판다, 안판다, 산다, 안산다’ 등 무수히 많은 설이 오갔던 미니스톱 매각전이 유통공룡 롯데(세븐일레븐)와 신세계(이마트24)의 대결구도로 압축됐다.

거의 매년 매각설에 휩싸였던 한국미니스톱 측은 지난달 매각설이 또다시 불거졌을 때 ‘올해도 지나가는 소문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대주주인 일본 이온(AEON)그룹이 예비입찰까지 실시하면서 머쓱해진 상태다. 또 매각설이 불거졌을 때 인수에 별 관심이 없다던 이마트24 등도 예비 입찰에 참여하면서 인수전 흥행에도 불이 붙었다.

매년 ‘지나가는 소문’에 불과했던 미니스톱 매각설이 올해 구체화 되고, 복수의 후보자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현재 국내 편의점 시장 상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편의점 산업 업황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지난달 과당 경쟁을 막자는 취지로 ‘편의점(다른 브랜드 포함) 간 근접출점 제한’을 자율규약 형태로 시행하자는 뜻을 내비쳤다. 당초 ‘부당공동행위(담합)’ 소지가 있다며 근접출점 제한 조치에 부정적이었던 정부도 과당 경쟁을 막고 편의점 업주 권익을 높이기 위해서 방법을 찾아보자는 식으로 한걸음 물러난 상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편의점 후발주자인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다. 자사 브랜드뿐 아니라 타사 브랜드 간에도 근접출점 제한 조치가 시행될 경우 후발업체들은 점포를 늘리기 쉽지 않다.

지난달 말 기준 업체별 점포 수는 CU가 1만 3,010개, GS25가 1만 2,919개지만, 세븐일레븐은 9,535개, 이마트24는 3,413개에 불과하다. 근접출점제한 조치가 시행되면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등은 선두권 업체들을 따라잡을 방법이 다른 업체 인수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한국미니스톱의 점포 수는 2,535개에 달한다.

문제는 가격이다. 이온그룹측은 매각가로 4,000억원 이상을 원하고 있지만 인수 후보들은 3,000억원 안팎에 거래가 성사되길 기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각가를 둔 양측의 입장차가 커 매각이 실제 이뤄지긴 어려울 거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롯데에 이어 최근 면세점, 홈쇼핑, 편의점 등으로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는 신세계가 큰 베팅을 결심할 경우 한국미니스톱 간판이 이마트24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현재 편의점 사업에서 큰 재미를 못보고 있는 롯데도 반전을 위해 언제든 통큰 베팅을 할 수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미니스톱 인수에 당초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자체적으로 편의점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근접출점 제한 조치 시행 가능성이 미니스톱의 몸값을 크게 올려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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