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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의 고수] “내집 마련 첫 걸음은 가계부 쓰며 저축하기”

입력
2018.11.20 04:40
수정
2018.11.20 17:34
19면

<35> 인기 작가 김유라 재테크 강사‘짠돌이 대회 대상’ 세 아이 엄마의 재테크 비결

김유라 강사가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내 집 마련 원칙과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유라 강사가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내 집 마련 원칙과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김유라 재테크 강사

대한민국 엄마들의 가장 큰 꿈이자 절대 명제는 ‘내 집 마련’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엄마들은 월급 오르는 속도보다 집값 상승 폭이 훨씬 큰 현실에 좌절한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와 인터넷의 발달로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재테크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됐지만 대부분은 집값이 오를 때 사 내릴 때 파는 게 현실이다. 실패로 점철된 시대에 김유라(36) 재테크 강사는 역으로 저축과 독서 등 부모 세대의 전통적인 자산 늘리기 방식을 강조한다. 그는 우선 내 집 마련에 특화된 가계부를 쓰면서 저축을 늘릴 것을 주문한다. 이어 경제 관련 서적을 읽고 정리하며 실제 재테크에 적용하는 이른바 부의 법칙 ‘R²(Readingㆍ독서)*T(Timeㆍ시간)=M(Moneyㆍ부)’을 실천하면 내 집 마련은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 강사의 논리가 설득력을 갖는 것은 그가 일궈낸 독특한 성취에 기반한다. 그는 2006년 24살의 나이에 결혼을 해 지금은 세 아이를 둔 엄마다. 은행에서 근무하다 임신과 동시에 퇴사한 그는 이후 펀드로 전셋값을 날려 한 때는 떠돌이 신세였다. 하지만 그는 와신상담하며 대전의 빌라에서 부동산 및 재테크 관련 공부에 매진, 3,000만원의 종자돈으로 결국 2014년 내 집을 마련하는 성공 스토리를 썼다. 이 과정에서 그는 2013년 2월 ‘짠돌이 카페’에서 주최한 ‘슈퍼 짠 선발대회’에서 ‘복부인’이라는 닉네임으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김 강사는 이후 연이은 부동산 투자 성공으로 현재 다수의 아파트를 보유한 투자자가 됐다. 특히 그는 ‘나는 마트 대신 부동산에 간다‘(2016년) ‘아들 셋 엄마의 돈 되는 독서’(2018년)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서 현재는 ‘엄마들의 워너비(wannabe)’가 됐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대출 활용이 아닌 가계부를 통한 저축을 재테크의 핵심으로 강조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저축을 하는 것은 종자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여윳돈을 만드는 것이다. 대출에 기반한 종자돈으로 투자를 하면 이자 등의 부담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가 있다. 이자 등 심리적 압박으로 잘못된 부동산 선택을 할 확률이 높아진다. 다만 이 때 저축이란 과거처럼 단순히 돈을 통장에 모으는 게 아니다. △비전(내 집 마련 이미지) 보드 만들기 △내 집 마련을 위한 1년 10년 단위 계획 짜기 △주ㆍ월간 예산이 책정된 부동산 가계부 쓰기 △경제 서적 많이 읽기 △월간 경제노트 주간 부동산 노트 작성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저축을 하는 것과 동시에 내 집에 대한 정확한 목표 설정과 정보 수집을 동시에 해야 한다. 사실 가계부를 쓰면서 저축을 꾸준히 하는 사람은 100명 중 3명도 안 되는 것 같다.”

-경제 노트와 부동산 노트엔 무엇을 적어야 하나. 이런 게 실제 투자에 도움이 되나.

“경제 노트에는 최근 주요 국내외 이슈를 적는다. 이것은 과거 패턴을 인지해 투자 실패의 확률을 줄이는 작업이다. 가령 정부에서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를 시행한다, 제주도에 중국인 땅 투자가 늘어난다, 정부가 전남 여수에 대규모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수 KTX가 개통된다 등 부동산 이슈 정보를 체크하다보면 투자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누구나 휴대폰 등을 통해 경제 뉴스를 보지만 이렇게 노트를 만들지 않으면 실전에 활용할 수 없다. 부동산 노트 역시 같은 원리다. 애플리케이션이 아무리 발전해도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의 특정 아파트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기록해 놓지 않으면 좋은 급매물 정보나 유의미한 지역 시장 변동을 놓치기 쉽다. 저축이 실전에 힘을 발휘하기 위해선 반드시 두 개의 노트를 작성해야 한다.”

-부의 법칙이란 무엇인가.

“부의 법칙은 긴 시간 한 권을 읽으라는 게 아니라 경제 등 재테크에 도움되는 서적들을 최대한 많이 읽으라는 취지다. R에 곱하기 2가 아니라 제곱이 붙은 것은 경제 서적들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해도와 응용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1,000권 이상 책을 읽었다. 대표적으로 노후 대비와 저축의 상관성에 대한 책을 읽은 뒤 전세를 통한 헤지(Hedgeㆍ자산의 가격이 변함에 따라 발생하는 위험을 없애려는 시도)의 필요성을 인지했다. 여기서 과거 읽은 책들의 내용을 바탕으로 전세를 낀 주택 구매는 전세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공실 가능성이 없는 입지인지 먼저 살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후 여기에 맞는 투자를 해 성공했다. 사마천이 말한 ‘흔할 때 주워담고, 귀할 때 팔아라’는 명언을 행하려면 책을 통한 마인드 컨트롤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이 시대 엄마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인가.

“내 집 마련은 결혼과 같다. 결혼할 사람이 아프거나 실직한다 해도 같이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한 뒤 그래도 좋다면 하는 것처럼, 집도 ‘내가 정말 살고 싶은 집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입지나 교육 등 엄마로서 판단한 여러 측면에서 ‘가격이 떨어져도 좋다’는 판단까지 서면 집을 사는 것이다. 이렇게 산 집은 역설적으로 절대 재테크 측면에서도 배반하지 않는다. 이후 안정적으로 평수 늘리기에 집중하면 자산은 금방 늘어난다.”

-부동산 투자와 투기는 구분이 어렵다. 부정적 인식도 많다.

“부자를 미워하고 집주인을 나쁜 사람으로 여겼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집주인이 있었기에 나는 내가 원하는 집에 8년간 싼값이 전세를 살 수 있었다. 젊은 사람이 처음에는 세입자였다가 나중에는 집주인이 되고, 또 집주인은 나이가 들면 죽는다. 가난할 때는 남에게 돈 쓰는걸 아까워하고 그저 받는 것만 좋아하느라 선하게 살기 힘들었다. 현명하게 자신의 부를 관리하고 가족의 미래와 노후를 설계하는 선한 부자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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