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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연내 답방 어렵다” 태영호가 든 세가지 이유

입력
2018.12.10 11:19
수정
2018.12.11 00:11
5면

북중 전략소통 없어… 김영남 등 해외출장… 대남매체 침묵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 한국일보 자료사진.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음주 내 서울 방문 성사가 어려울 거라고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9일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올린 ‘김정은 서울답방 아직 결심 못내리고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김 위원장의 )다음 주 서울방문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주(3~9일) 북한 언론을 분석한 결과다.

근거는 세 가지다. 먼저 김 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찾아가지 않았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한반도의 중요한 사항이 있으면 두 나라 지도자들이 만나 결정사항을 통보하는 것이 관례”다. 이를 감안할 때 “김정은의 남한방문이 북한 내부에서 결정되었다면 이번 주쯤은 김정은이 시진핑을 찾아가 방문계획을 통보”했어야 했다. 그러나 “아직 시 주석을 찾지 않은 것은 결국 아직도 결심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이유로 남북 협상의 주요 참석자가 해외 순방 중이라는 사실을 꼽았다. “김정은의 서울답방이 결정되었다면 각 부서에서 준비에 돌입”했어야 하는데, 관련 조짐이 없다는 얘기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중국 방문 후 몽골에 갔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쿠바에 있다. 태 전 공사는 “아직 북한의 관계부서들이 김정은 답방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대남 매체 ‘우리 민족끼리’가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소식에 침묵하고 있다는 게 마지막 근거다. 김정은 답방이 결정됐다면 “대남선전매체를 통해 남한 내에서 김정은 환영단체들의 활동 소식만 선별 보도하여 분위기를 띄웠을 것”인데, 관련 매체가 잠잠하다는 지적이다. 태 전 공사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우리 민족끼리’는 한국 내에서 김정은의 서울답방을 환영하는 좌익측의 분위기와 각종 환영준비위원회의 활동소식을 계속 보도하였으나 이번주에는 갑자기 서울답방과 관련한 보도를 뚝 중지했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개인적으로는 김정은이 한번이라도 서울에 내려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구경하고 더 나아가 현충원에 잠깐 들려 묵념”하길 바란다며, “남북 사이의 수십 년의 아픈 상처를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남북이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종 기자 choikk999@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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