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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포인트 경영학]진정한 혁신은 자기와의 싸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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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날 가죽을 물에 씻고 유제를 발라 가공하기 좋은 방식으로 만드는 혹독한 무두질의 과정을 떠올려 본다. 죽은 동물의 가죽은 생태계 섭리에 따라 자연으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냉혹한 기후나 거친 환경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는 역할로 다시 태어나기도 한다. 혁신의 어원은 흥미롭게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존의 것을 완전히 새롭게 한다'는 의미에서 상통한다. 오늘날 혁신은 통신, 제조, 유통 등 모든 산업군에 걸쳐 생존을 위한 필연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시대 기업들에게 무두질은 단연 최첨단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일 것이다.
맨손으로 출발해 이미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업계의 성공 신화를 이룬 래리 엘리슨은 지난해 10월, 여전히 왕성한 에너지를 내뿜으며 오라클 기술 컨퍼런스 기조연설 무대에 섰다. 자율운영(Autonomous) 기술에 기반한 2세대 클라우드 시대의 비전을 소개한 그는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으로 무장한 완전한 통합 클라우드가 우리가 경험해 온 비즈니스의 가치와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 확신했다. 무엇이 그를 필드에서 다시 뛰게 하는가. ‘스스로 이룬 것에 얽매이거나 취하지 않는 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워져야만 살 수 있다는 자기 혁신의 정신이 체화된 것’이라 추측한다.
보다 나은 이용자 경험과 만족을 제공해야 한다는 질적 성장의 과제 역시 직면한 이동통신시장 역시 사물인터넷(IoT), 위치기반서비스(LBS)ㆍ실시간위치추적시스템(RTLS), 블록체인과 보안, 인공지능(AI) 등 여러 분야에서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최근 제4이동통신 업계에선 오라클의 지능형 챗봇을 활용해 인터넷 전화와 알뜰폰 분야에서 고객 응대 서비스를 개선하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 강력한 팬덤을 믿고 고가격 정책을 고수한 애플에게 돌아온 것은 '혁신이 없다'는 맹비난과 '어닝 쇼크'였다. 반면 한때 '모방꾼', '대륙의 실수'라는 비아냥을 들었던 샤오미나 오포 같은 중국 기업들이 지금 세상에 내놓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보면서 태연할 수 있는 국내 기업은 결코 없을 것이다. 따라잡을 수 없는 완전한 기술이란 없다. 글로벌 무한 경쟁 속에선 적당한 우위도 존재하지 않는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전례 없는 수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선택을 받는 시대다.
혁신을 위해서라면 합종이나 이종연횡, 놀랄만한 첨단 기술을 누구보다 발 빠르게 이식하는 것도 해봄직하다. 그러나 저마다의 무두질을 시도하기 전에 먼저 깨우쳐야 할 것은 혁신 주체와 방향을 점검하는 일이다. 이제는 우리 기업들이 상대를 따라 잡는다는 일차원적 경쟁에 발목 잡히지 말고, 자신이 이룬 성공 방식을 여전히 답습하고 있지 않은지, 여기서 벗어나 완전히 스스로 새롭게 할 도전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질문해 봤으면 한다.
윤석구 ㈜큰사람 대표•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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