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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리더] 이민자, 교차 문화 경험으로 소통 능력 발달 벤처창업서 두각

입력
2019.01.26 10: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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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 공동 창업자인 바이주 바트(왼쪽)와 블라디미르 테네브. 2014년 로빈후드 창업 당시 모습. 로빈후드 홈페이지 캡처
로빈후드 공동 창업자인 바이주 바트(왼쪽)와 블라디미르 테네브. 2014년 로빈후드 창업 당시 모습. 로빈후드 홈페이지 캡처

“저희는 모두 이민자들의 아들입니다.”

로빈후드 공동창업자 블라디미르 테네브와 바이주 바트는 자신들을 당당하게 ‘이민자’라고 지칭했다. 테네브는 불가리아, 바트는 인도에서 태어나 각각 다섯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땅에 발을 디뎠다. 미국 시민으로 성장한 이들은 창업을 통해 60억 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민자 출신들은 미국 벤처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존재다. 미국 싱크탱크 ‘미국정책재단’에 따르면, 미국 내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1,200억원)가 넘는 ‘유니콘 스타트업’ 91곳 가운데 55%에 해당하는 50개가 이민자들이 창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민 일자리를 보호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정책이 취지와는 정반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이민자가 세운 유니콘 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33개)에 가장 많았고 이어 뉴욕(8개), 매사추세츠(5개), 일리노이(2개), 플로리다(1개) 등의 순이었다. 이 가운데 20곳은 학생비자로 미국으로 온 유학생이 창업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전체 유니콘 스타트업 중 82%(75개)는 경영진 또는 제품개발 등 핵심업무 담당 직원 가운데 이민자가 있었다.

이민자들이 창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연구 논문에 따르면 ‘교차 문화의 경험(Cross-Cultural Experience)’ 때문이다. 논문 공동 저자인 피터 밴더와 니콜라우스 프랑크는 대학생 128명을 대상으로 한 학기 동안 해외에서 거주하며 공부하는 기회를 제공한 뒤 이들의 사업가적 능력이 유학 전후로 얼마나 향상됐는지를 테스트했다. 그 결과 유망한 비즈니스 기회를 알아보는 능력이 17% 상승하는 등 뚜렷한 효과를 나타냈다. 반면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비교 대상 학생들은 해당 능력이 3% 하락했다.

저자들은 “각기 다른 문화에 거주한 경험으로 인해 이민자들은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고객의 선호 경향과 의사소통 전략을 배우게 된다”며 “덕분에 이들은 고객이나 상품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대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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