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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청와대 직원들에게 크게 한턱 쏜 브루나이 국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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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갑부’ 하싸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이 11일(현지시간) 한-브루나이 정상회담에서도 ‘통큰’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브루나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을 위한 국빈만찬에 청와대에서 같이 온 직원까지 모든 수행원을 초청한 것인데요. 소수의 공식수행원만 국빈만찬에 참석하는 관례를 깬 파격입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한ㆍ브루나이 정상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볼키아 국왕이 공식 수행원뿐만 아니라 수행원 전원을 초청했다”며 “이례적으로 대규모 국빈만찬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소식을 전했습니다.
볼키아 국왕이 이 같은 초대는 예정에 없던 일인데요. 당초 국빈만찬에는 김현미 국토교통ㆍ성윤모 산업통상ㆍ강경화 외교부 장관 및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등 공식수행원 12명과 주영훈 경호처장 등 청와대 고위 관계자 등 20명가량이 참석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볼키아 국왕의 초대로 우리 측 참석 대상자는 50명가량으로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볼키아 국왕은 이미 왕족과 고위관료 등 500여명을 국빈만찬에 불렀는데요. 브루나이 전체 인구가 42만 1,300여명(2017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숫자인데도, 성에 안 찼나 봅니다.
볼키아 국왕의 성정이 어떠한지는 정상들의 발언에서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데요.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 말미에 오는 11월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한-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전하며 “국왕께서 직접 점보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모습을 우리 국민들이 보게 된다면 더더욱 기뻐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볼키아 국왕은 이에 “대통령님을 맞이해 굉장히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 대통령님과 더 긴밀히 협력하고, 이를 통해 양국의 관계를 더 격상하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볼키아 국왕이 앞서 2014년 한-브루나이 수교 30주년을 기념한 국빈 방한 당시 국왕 전용기를 직접 조종해 온 사실을 언급하며 친근감을 표한 것인데요. 비행기 조종 면허가 있는 볼키아 국왕은 하늘을 나는 궁전으로 불리는 전용기를 여러 대 소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자동차 마니아이기도 해 슈퍼카 또한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스타나 누룰 이만으로 불리는 왕궁 또한 1,788개의 방과 256개의 화장실로 이뤄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를 것을 마다하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알 무티디 빌라 왕세자의 결혼식이 이곳에서 거행되면서 주목을 끌기도 했는데요. 11일간 이어진 결혼식에 6,000여명의 하객이 참석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볼키아 국왕이 소유한 재산도 천문학적으로 많아 가능한 일인데요. 브루나이가 석유ㆍ천연가스 등 자원부국인 덕입니다. 경제잡지 ‘포브스’가 2008년 추산한 재산은 약200억달러(약22조원) 규모였습니다. 하지만 실제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는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지난해 브루나이의 국내총생산(GDP)가 147억달라인 걸 감안하면 그의 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죠. 볼키아 국왕은 1968년 8월 즉위해 올해로 51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데요. 이슬람 절대세습왕정제 국가여서 볼키아 국왕은 행정수반인 총리는 물론 국방부 장관 겸 군 최고사령관, 재무장관, 외교장관까지 겸임하고 있습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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