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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글로벌호크에 ‘U.S. AIR FORCE’가 붙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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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역을 감시할 수 있는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 1호기가 23일 새벽 경남 사천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우리 공군이 미국 노스롭 그루먼사에 발주해 인도받은 만큼 대한민국 공군기이지만 기체엔 ‘U.S. AIR FORCE(미 공군)’와 라운델(군용기의 소속을 나타내는 표식)이 선명하게 찍혀 있어 혹시 미군이 운용하던 군용기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같은 미 공군 표식은 운송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임시 부착물이다. 미국 본토에서 생산된 글로벌호크가 한국까지 비행하는 동안 타국 영공 또는 공해상을 통과해야 한다. 항공기의 종류를 불문하고 특정 국가의 영공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항공기 소유자와 영공의 주권국이 협의를 거쳐야 하는데, 우리 공군이 인도받기 이전이므로 미국 공군이 협의 주체다. 따라서 미국에서 제작된 군용기를 인도받는 경우 통상 미 공군 조종사가 대한민국까지 인도 비행을 맡게 되고 기체에는 미 공군 표식을 붙인다. 이는 우리 공군에 완전히 인도되기 전, 즉 비행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미 공군이 책임을 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따라서 우리 공군이 인수한 글로벌호크의 경우 제조사인 노스롭 그루먼은 기체의 도색이나 표식을 납품 대상 국가인 대한민국 공군 규격에 맞춰 제작, 출고했으며 인도 비행 중에만 미 공군 표식을 덧붙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군이 실제 운용하는 글로벌호크의 표식이 바탕이 없는 검은색 글씨 또는 문양인데 이 날 사천 기지에 도착한 기체의 표식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인 점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지난 3월 우리 공군이 인도받은 F-35A 스텔스 전투기 역시 임시 미 공군 표식을 달고 날아왔다. 당시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하는 사진을 확대하면 미 공군 라운델 부착물의 윤곽이 보인다. 군 관계자는 23일 “납품 대상국의 규격에 맞게 제작, 출하되기 때문에 현지에서 이루어지는 시험 비행 등은 한국군 표식을 그대로 노출한다”면서 “글로벌호크의 경우도 인도 과정이 완료된 후 임시 부착물을 제거하면 대한민국 공군 표식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우리 공군이 발주한 총 4대의 글로벌호크 중 처음 우리나라에 도착한 기체는 방위사업청에서 최종 점검을 마친 후 수일 내에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이한호 기자 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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