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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농장보다 열악했던 보호소서 구조된 모자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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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240. 다섯 살 추정 뽀리, 7개월 파래
지난해 9월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보호소인 ‘애린원’이 철거됐습니다. 20년 가까이 열악한 환경에서 무분별한 번식까지 이뤄지면서 그곳에 사는 개가 1,000여마리를 넘어섰는데요. 동물보호단체들의 노력 끝에 다행히 개들은 구조가 됐지만 남겨진 과제가 있습니다. 바로 1,000여마리의 개들의 가정을 찾아주는 것입니다.
옛 애린원에 지내던 개 대부분은 사람이 다가가면 반기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사람 손길에 익숙하지도 않았습니다. 구조 당시에도 개들은 공격성을 보이진 않았지만 잡히지도 않아 그만큼 구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하는데요. 6개월이 지난 지금 보호소나 임시 보호 가정에서 생활하는 개들은 서서히 사람을 향해 마음 문을 열고 있는 중입니다.
당시 구조된 개들 가운데서는 임신 상태의 개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 중 한 마리인 뽀리(5,6세 추정·암컷)는 다행히도 애린원 철거 현장에 자원봉사를 온 시민의 눈에 띄었고, 임시보호 가정으로 이동해 안전하게 출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9㎏ 크지 않은 덩치였던 뽀리는 무려 아홉 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요, 그 중 두 마리는 태어나자 마자 세상을 떠났고 남은 여섯 마리는 새 가족을 찾았습니다. 이제 뽀리와 파래(7개월·수컷)만 남게 됐지요.
처음에 사람 손길에 익숙하지 않았던 뽀리도 이제는 자신과 아이들을 지켜준 보호자에게 마음을 열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파래는 강아지답게 천방지축 귀여움을 뽐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임시 보호처에도 이미 다른 개들이 많아 모자견을 입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요.
뽀리는 식탐이 있는 편인데요, 처음 본 사람이라도 간식을 들고 있으면 다가와서 애교를 부린다고 해요. 산책을 해보지 않아서 인지 처음에는 리드줄을 무서워했지만, 꾸준한 연습으로 지금은 산책도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른 개 친구들과는 잘 지내는 편이지만 마음에 맞지 않는 경우는 싸우기도 하기 때문에 이미 다른 개나 고양이를 기르고 있는 가정이라면 서로 잘 지낼 수 있는지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파래는 배변도 잘 가리고 산책도 좋아하는데요, 개 친구들뿐 아니라 사람도 아주 좋아한다고 해요.
최주희 비글구조네트워크 입양 팀장은 “뽀리의 경우 낯선 환경에 가면 마음의 문을 열고 적응할 때까지 시간이 좀 필요해 보인다”며 “이런 뽀리의 성격을 이해하고 천천히 기다려줄 가족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최 팀장은 또 “파래의 경우는 밝은 성격에 활동성이 많은 편”이라며 “충분히 함께 놀아주고 운동을 해주면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평생을 제대로 된 관리와 사랑을 받지 못했지만 뽀리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을 향해 마음을 열었습니다. 뽀리가 낳은 파래는 다행히도 임시보호가정에서 사랑 받고 자랐지만 다른 남매가 새 가정을 찾아 떠나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뽀리와 파래에게도 평생 가족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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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신청서: https://forms.gle/sEWhTiaj4QQdVtap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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