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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담삼봉 위 선비를 닮은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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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단양에는 여덟 곳의 빼어난 명소들이 있는데 이를 흔히 ‘단양팔경’이라 부른다. 그 중에서 최고는 평화로이 흐르는 남한강 물위로 세 개의 기암이 우뚝 솟은 도담삼봉(嶋潭三峰)이다. 추운 겨울이면 물안개에 싸인 봉우리들은 마치 신선이 사는 선경처럼 신비롭다. 내가 도담삼봉을 찾은 날도 차가운 날씨와 강물이 만나 피어난 물안개와 때마침 떠오른 햇살을 받아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때 어디선가 갑자기 백로 무리들이 날아와 도담삼봉에 내려앉았다. 그중 한 마리는 오른쪽에 있는 처봉(아들봉) 꼭대기에 자리를 잡았다. 백로는 한동안 미동도 없이 시선을 한곳에 집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진지해 한참을 지켜봤다. 아침 햇살에 붉게 물든 물안개 속에서 그윽하게 서있는 백로의 자태는 기품 있는 선비의 모습을 빼닮았다. 퇴계 이황을 비롯해 수많은 문인들이 찾아와 경치에 감탄하며 시를 남겼던 도담삼봉에 오늘은 선비를 닮은 백로가 고고함을 빛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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