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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일촉즉발인데...美·中 군사채널 22년 만에 끊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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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22년째 지속해오던 안보회의가 무산됐다. 양국이 첨예하게 맞붙는 남중국해 문제를 다루는 협의체다. 임기 말 중국을 겨냥해 트럼프 정부가 어떤 ‘몽니’를 부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양국 해군은 14~16일 화상으로 군사해양안보협력(MMCA) 관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인민해방군이 불참하자 필 데이비슨 미 인도ㆍ태평양사령관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이 합의를 존중하지 않는 또 하나의 사례”라며 “중국과 합의를 맺으려는 모든 국가는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의 일방적인 ‘노 쇼’라는 주장이다.
중국은 즉시 반발했다. 류원성(劉文勝) 해군 대변인은 17일 반박 성명에서 “중국의 지난달 18일 제안을 무시한 채 미국이 일방적으로 의제를 밀어붙이고 회담 시간을 줄이고 회담 성격을 바꿔 중국의 참여를 강요하는 억지를 부렸다”고 맞받아쳤다. 다만 중국이 미국에 무엇을 제안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 매체와 전문가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환구시보는 18일 “미국이 중국과 직접 소통도 하지 않고 이간질하는 성명을 임의로 발표했다”며 반성을 촉구했다. 중국 국방부도 “우리가 회담을 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내에 해군 회의를 진행하겠다(10월)”, “중국은 미중관계를 시종일관 중시한다(11월)”고 누차 공언한 만큼 미국이 먼저 신뢰를 깼다는 것이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미국이 고의로 중국에 오명을 씌워 중국과 역내 국가들 사이에 불신을 조장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미중 양국 해군 지휘부는 해상안보 현안을 다루는 MMCA 합의를 계기로 1998년부터 정기적으로 회담을 개최해왔다. 이처럼 양측이 서로 얼굴을 붉히며 일정을 뒤집은 것은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화약고’로 불리는 남중국해를 둘러싼 긴장은 계속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해군의 60%, 해병대의 3분의 2를 인도ㆍ태평양사령부에 배치했다. 미국이 중국의 영유권 주장 해역으로 군함을 보내 자극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은 2015년 2회에서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회, 지난해에는 다시 9회로 늘었다.
이로 인해 미중 군사채널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양국 국방장관은 지난해 6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이후 대면 접촉을 끊었다. 중국은 2018년과 올해 미국 주도 환태평양훈련(림팩)에 참가하지 못했고, 미국은 지난해 중국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관함식에 불참했다.
이에 중국 정부 산하 남중국해연구원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미국과 군사 충돌 위험이 현저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1979년 미중 수교의 주역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지난달 “미중 양국이 와해된 대화 라인을 복구하지 않으면 세계는 1차 대전과 유사한 재앙으로 빠져들 것”이라고 우려하는 등 경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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