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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들의 방귀가 기후변화 주범이라는데… 억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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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철학으로 시작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면서 공론의 장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 못하는 동물은 어디에 어떻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할까요. 이에 동물들의 목소리를 대신해 의견을 내는 애니청원 코너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내뿜는 메탄가스가 기후변화 주범이라는데, 이렇게 된 게 우리 탓은 아닙니다.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올해는 신축년(辛丑年), 흰소의 해입니다. 우리들 소는 여유와 풍요, 힘을 상징한다고 하죠.
우리는 살아 있는 동안 농사를 돕고, 죽은 후에는 몸을 고기로 제공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예쁨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 들어 천덕꾸러기 취급도 받고 있지요. 온실가스의 일종인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기후변화 주범'이라는 겁니다.
사람들은 우리 트림과 방귀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고 얘기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Q)는 인간 활동이 만들어내는 온실가스 가운데 축산업 비중은 14.5%,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가스를 배출하는 동물이 바로 우리, 소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트림과 방귀로 1년간 배출하는 메탄가스의 양이 약 20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네요. 메탄가스의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CO₂)의 25배나 된다며 '기후변화 악당' 취급까지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영국 저명한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지구를 위협하는 3C'에 자동차(Car), 기계톱(Chain saw)와 함께 우리 소(Cattle)를 포함시켰다고 하는데 정말 억울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람들의 주장에서 중요한 점이 간과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된 게 우리 탓은 아니라는 거죠. 우리 트림과 방귀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줄 만큼 그 수가 많아진 건 바로 사람들이 값싸게 우리를 먹기 위해 많이 길렀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그 수가 약 15억 마리에 달한다고 하죠. 고기를 먹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장식 대량 사육이 세계적으로 확산한 결과입니다.
기후변화가 우리 잘못이 아니라 우리를 먹는 사람들이라는 근거를 제시하겠습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기를 적게 먹으라고 얘기합니다. 유엔과 각국 정부 선정 전문가 패널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19년 ‘토지 사용과 기후 변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사람들이 육식 대신 채식을 하면 기후변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모두가 당장 채식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선 고기 소비를 줄이는 게 필수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동물 가운데서도 특히 우리를 적게 먹으라고 하는데요, 되새김질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트림과 방귀가 기후변화에 영향을 준다는 걸 부정하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온실효과에 영향을 미칠 만큼 대량 밀집 사육된 게 우리 의지가 아니라는 겁니다. 제발 우리가 기후변화 주범이라는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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