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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손잡고 건너는 ‘돌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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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포근해진 날씨에 봄을 알리는 강가 버들강아지를 찾아 나섰다. 목적지는 충북 진천 문백면 구곡리를 가로지르며 흐르는 세금천. 고려시대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천년의 세월을 견디며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다리 '농다리'가 있는 곳이다.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시기에 도착해보니 햇살이 냇물에 번지면서 반짝반짝 빛나기 시작했다. 관광객들과 산책 나온 지역 주민들이 농다리를 건너고 있었다. 정겹다고 느끼는 순간 농다리 옆 작은 돌다리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아이는 작은 걸음에 돌다리를 건너는 것이 쉽지 않은 듯 가는 길을 자꾸 멈칫멈칫 했지만, 꼭 잡은 아버지의 손에서 진심을 느낀 듯 이끌어주는 곳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누군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기쁨을 함께 나눌 때 천 마디의 말보다 손 한번 잡아주는 것이 더 진정성이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타인의 손을 잡는 것이 어색한 풍경이 됐다.
난 아직까지도 가족들의 손을 잡는 것이 익숙지 않다. 다리가 불편하신 어머니를 모실 때는 할 수 없이 손을 잡지만, 걸음걸이가 작아진 아버지의 손을 잡은 기억은 가물가물하다. 아이들도 이제 머리가 컸다고 남들 앞에서 손잡고 가는 것을 쑥스러워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저녁에는 잠든 아이들의 손이라도 한번 잡아 봐야지”라고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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