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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의 서울시, '박원순 역점사업' 업무보고에서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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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부서별 업무보고에서 박원순 전 시장이 역점 추진한 사업은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취임 첫 날 “(박 전 시장 사업을)쉽게 취소하지 않겠다”며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신중함을 보였던 모습과 달리, 사실상 ‘박원순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이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16일까지 이뤄지는 각 실·국·본부별 업무보고에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남북교류협력단, 서울혁신기획관은 배제됐다. 모두 박 전 시장이 생전에 상당한 공을 들였던 조직들이다. 스피드 주택공급을 제1공약으로 내건 오 시장이 당초 13일로 예정됐던 주택건축본부의 업무보고를 12일로 앞당긴 것과 대조된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시민과 서울시, 시의회가 함께 논의해 여러 제안을 정책화하는 조직이다. 시의회 기능을 침해한다는 반대에 부딪쳐 관련 설립을 위한 조례가 한 차례 부결되는 진통까지 겪었지만 박 전 시장이 밀어붙여 2019년 출범했다. 남북교류협력단은 2018년 서울시가 지방정부 최초로 만든 조직이고, 서울혁신기획관도 박 전 시장이 초선이던 2011년 시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서울형 거리두기, 공시지가 재조사 등으로 연일 정부와 날을 세우며 존재감을 쌓는 오 시장이 이들 조직을 업무보고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 '정리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후보 시절 오 시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보낸 답변서에서 229개의 박 전 시장 정책 중 171개(75%)를 폐기?수정하겠다고 밝혔다. 그 중 서울민주주의위원회를 포함한 22개를 폐기로 구분했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시민숙의예산을 담당하는 민주주의위원회를 정리하는 것은 시민 참여가 중요한 지방자치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 모든 조직이 업무보고에 나서는 건 아니다. 현안이 있는 부서부터 우선순위를 둬 업무보고에 나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잡힌 시민숙의예산은 9,225억원에 달한다. 서울시 전체 예산(40조1,562억원)의 2.3%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규모다. 서울시의 시민숙의예산은 2019년 1,300억원에서 지난해 5,300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며 중요 사업으로 자리매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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