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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이동장 안에서만 살아야 했던 믹스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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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이트 또는 켄넬(이동장) 교육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동장을 반려견이 좋아하는 장소로 만들어 집 안에서도 피곤하거나 힘들 때 자신만의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인데요. 이렇게 자신만의 공간이 생기면 분리불안 해소는 물론 이동할 때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동장 문을 잠그고 반려견을 그 안에서만 생활하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제때 관리도, 청소도 해주지 않은 채 말이죠. 감옥과 다름없을 텐데요. 실제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에서 개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서 이동장 안에서만 기르던 사례가 발견돼 지방자치단체와 동물단체가 구조에 나섰습니다.
서울 용산구내 유기동물을 돕는 동물단체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유행사)은 용산구청 사회경제과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해당 공무원이 저소득층 가구 지원을 위해 방문했다가 개 8마리를 이동장 안에서만 키우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개들은 이동장 안에서 오줌 범벅이 되어 있었고, 온몸에서 악취가 나고 있었습니다. 모두 중성화 수술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는데요.
지자체는 해당 집을 방문해 개들을 이렇게 사육해선 안 된다고 설득하는 한편 개들 구조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개 보호자는 한 살 정도 된 강아지 남매 2마리는 구조에 동의했지만 나머지 6마리에 대한 소유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죠. 지자체는 6마리에 대한 중성화를 진행했고, 소유권을 포기한 2마리를 유행사에 인계했습니다. 또 해당 보호자가 데려와 키울 것을 우려해 이동장째로 데리고 나왔다고 합니다. 성탄절 날 구조돼 2마리는 홀리(1세 추정?암컷), 마스(1세 추정?수컷)라는 이름을 얻었지요.
홀리와 마스는 둘 다 한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강아지였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이동장 안에서만 사는 게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특히 흰털이 있던 마스의 경우 오줌에 찌들어 누렇게 된 흰털을 수차례 씻겨도 되돌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다행히 마스는 새 가족을 만났고, 이제 홀리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산책을 해보지 않아 처음에 밖에 나갔을 땐 우왕좌왕했지만 점차 연습하면서 이제는 산책을 즐길 줄 알게 됐다고 해요. 개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아하고, 활동가들이 숨겨 놓은 간식도 다 찾아 꺼내먹을 정도로 머리도 좋다고 합니다.
유행사 운영진 김민정씨는 "처음 본 사람에게는 낯을 가리지만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스타일이다"라며 "임시보호가정에서 잘 때도 꼭 몸을 사람에게 붙이고 잘 정도로 사람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너무 순한 성격에 사람에 대한 공격성 자체가 없다고 해요. 이어 "다만 환경이 바뀌면 분리불안 증세가 있을 수 있고 배변교육도 필요하다"라며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고 이해해줄 가족이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동장 안에서만 살아야 했던 홀리가 이제 사람의 손길도 받아들일 줄 알고, 개 친구들과 놀고 산책도 즐기는 반려견이 됐습니다. 홀리의 가족이 되고 싶으신 분들의 연락을 기다립니다.
▶입양문의: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
https://www.instagram.com/yuhengsa_offic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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