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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국감도 '대장동 공방전'..."459억 예상이익 왜 포기했나"

입력
2021.10.07 18:39
수정
2021.10.07 18:4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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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재무구조 개선 이유로 대장동서 발 뺀 LH
여당 "MB 정부 외압에 공공개발 무산됐다"
야당 "이재명 지사의 '민관합동개발' 구조 탓'"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국토교통부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정감사에서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LH가 과거 대장동 공공개발을 포기한 이유를 부채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 차원이라고 설명하자 여당은 당시 이명박 정부의 외압 의혹을, 야당은 민관합동개발을 추진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책임을 주장하며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김현준 LH 사장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LH가 대장동 공공개발 사업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당시 자료를 보면 재무구조 개선과 주민 반발, 민간과 경쟁을 지양하는 내부 방침 때문이었다"고 답했다. LH는 2009년 한국토지공사(토공)와 대한주택공사(주공)의 합병으로 출범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늘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을 철회했다는 설명이다.

여당은 대장동 공공개발이 무산된 이유로 이명박 정부의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장동 사업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LH가 사업 철회를 검토한 138개 사업 중 포기한 60여 곳 중 하나"라며 "459억 원의 수익이 발생될 것을 뻔히 알면서 부채 관리를 위해 공공개발을 포기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LH 경기지역본부가 2010년 6월 작성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LH는 성남대장지구의 순현재가치(NPV)를 459억 원 규모로 추정했다. 당시 성남대장은 화성비봉, 이천장호원 등 6개 지구와 함께 '중장기 추진사업'으로 분류됐으나 LH는 개발을 포기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당시 민간개발업자들이 2009년 국정감사에서 LH에 대장동 개발을 포기하라고 종용했던 신영수 전 한나라당 의원의 동생에게 2억 원, 전 LH 도시재생본부장에게 13억8,000만 원의 뇌물을 제공했다"며 "대장동 공공개발 포기 이면에는 민간업자들과 결탁한 정치인들의 강력한 로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이재명 지사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연관 의혹을 제기하며 반격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건은 이재명 게이트"라며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바람에 수용은 싸게 하고, 분양은 비싸게 해 땅주인들은 제값을 못 받고 (민간 개발업자들은) 돈벼락을 맞았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당시 성남 시장이었던 이재명 지사가 대장동 사업에 화천대유를 끌어들이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배제해 민간이 개발이익을 독식했다"고 주장했다.

대장동 의혹을 계기로 택지개발사업 전반의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대장동 사업과 판박이인 과천지식정보타운의 경우도 민간과 공동개발을 해 1조 원 이상의 부당한 특혜 이득을 재벌 건설사에 넘겼다"며 "LH는 일부의 특혜를 위한 것이 아니라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강제수용권, 용도변경권, 독점개발권 등 3대 특권을 부여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도 "대장동 의혹은 정쟁도구가 아니라 개발이익이 환수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공공이 택지를 개발해야 하며, 개발사업의 투명성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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