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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기생충과 닮은 행보… '드라이브 마이카', 오스카 정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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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는 올해도 아시아를 향해 미소 지을까.
9일 오후(현지시간) 제79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이 열리며 ‘오스카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여러 시상식을 통해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3월 27일) 주요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선두 주자 중 하나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색상, 국제장편영화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드라이브 마이 카’가 작품상 트로피를 가져가면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 이후 아시아계 감독이 3년 연속 오스카 최고 영예를 차지하게 된다. 지난해 작품상은 중국인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매드랜드’(2020)가 수상했다.
오스카 레이스 선두권은 ‘파워 오브 도그’(감독 제인 캠피온)와 ‘드라이브 마이 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형성하고 있다. ‘파워 오브 도그’는 골든글로브상 극영화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코디 스미트-맥피)을 수상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뮤지컬 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레이철 지글러), 여우조연상(아리아나 데보스)을 받았다. 골든글로브상 감독상은 극영화ㆍ뮤지컬 코미디 영화 부문을 가리지 않고 준다. 감독상 수상은 ‘파워 오브 도그’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보다 한발 앞서 있음을 시사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비영어영화상(지난해까지 외국어영화상)만 받았다.
골든글로브상을 주최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는 백인 위주 회원으로 구성돼 있고, 미국 밖 영화에 인색하다. 지난해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윤여정)을 수상한 미국 영화 ‘미나리’와 ‘기생충’은 대사 중 영어가 50% 미만이라는 이유로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돼 수상했다.
골든글로브상을 제외하면 ‘드라이브 마이 카’가 앞선 형국이다. 지난 9일 전미평론가협회상 수상 발표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니시지마 히데토시), 각본상(각색까지 포함) 등 4관왕에 올랐다. 지난 연말에는 로스앤젤레스평론가협회상 작품상, 뉴욕평론가협회상 작품상, 보스턴평론가협회상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색상을 받았다. ‘기생충’이 미국 여러 평론가 단체 수상을 통해 기세를 올린 후 오스카 4관왕 위업을 이뤘던 모습을 닮았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아카데미 예측 코너에서 ‘드라이브 마이 카’를 감독상과 각색상, 장편국제영화상 유력 후보로 꼽고 있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연극배우 겸 연출가인 가후쿠(니시지마 히데토시)가 연극 연출을 위해 히로시마에 갔다가 전담 운전사 미사키(미우라 도코)를 만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동명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안톤 체홉의 희곡 ‘바냐 아저씨’를 영화 곳곳에 활용한다.
'드라이브 마이 카'는 지난달 23일 국내 개봉해 상영 3주가 채 안 돼 3만 관객(10일 기준 3만2,894명)을 넘어섰다. 이야기 전개가 느리고 상영시간이 179분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극장 관객이 75%가량 쪼그라든 상황이라 흥행 돌풍이라는 수식이 과하지 않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관객이 예술적 상업영화, 삶의 깊이에 대해 얘기하는 영화에 목말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일본 영화계의 뉴웨이브가 시작됐음이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하마구치 감독은 지난해 ‘우연과 상상’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드라이브 마이 카’로 칸국제영화제 각본상을 받아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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