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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기댄 80대, 투표 인증 20대도... "기다렸다, 이날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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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가 4일 사전투표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와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는 오명에도, 전국 3,553개 투표소에선 시민들의 발걸음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이날 집계된 사전투표율은 역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동시간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부산 연제구 연산5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2층 투표소에선 투표를 하기 위해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1층까지 긴 줄이 생겼다. 유모차에 몸을 의지해 투표소로 온 80대 노인은 "힘들어도 투표는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낮 12시쯤에는 점심시간을 활용해 투표를 하려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1층 현관 밖까지 줄이 길어지기도 했다. "나 투표 했어"라며 사전투표를 지인들에게 인증하는 20대 청년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울산 남구 신정3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1층부터 3층까지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투표소를 찾은 김모(62)씨는 "대선 당일은 붐빌 것 같아 일찍 왔는데 아무래도 다시 와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돌렸다. 울산시선관위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통 젊은 사람들이 사전투표를 많이 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전 연령층에서 고루 사전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며 "오전 9시부터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해 2시간째 10분 이상 대기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렸음에도 전국의 사전투표소는 차분한 모습을 유지했다. 2년 전 코로나 유행 속에서 치러졌던 총선의 경험이 있는 만큼, 시민들은 익숙한 모습으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투표했다. 충남 천안시 쌍용3동 제4사전투표소의 투표안내원은 "지난 총선 때 기표소 위생 장갑을 사용해봤던 경험 때문인지, 대부분의 유권자들이 방역수칙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초박빙 상태를 유지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듯, 일부 유권자는 막판까지 찍을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선택의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인천 서구 가좌1동 행정복지센터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박대건(66)씨는 "유력 후보들 모두 정직하지 못한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하다 이틀 전 지지 후보를 정했다"고 말했다. 김춘자(77)씨는 "이번에는 이전 대선보다 주변에서 '바꿔야 한다'거나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찍을 후보는 달랐지만 유권자들은 공통적으로 코로나로 무너진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고, 분열을 거듭하는 정치를 화합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당선되기를 희망했다. 경기 의정부시의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70대 남성은 "정치권이 힘을 모아 국민들을 더 편안하고 잘 살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 사전투표소에서 만난 이모(39)씨는 "자영업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피해가 컸다"며 "누가 되든 민생부터 챙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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