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1주일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집무실과 관저 이전을 둘러싼 혼선이 노출되고 있다. 충분한 검토절차와 이행계획이 마련돼야 할 국가 핵심시설의 이전 작업임에도 일단 옮기고 문제점은 나중에 해결한다는 식의 일방통행의 부작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윤 당선인이 서울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을 임기 동안 관저로 사용할지에 대해 관계자들의 발언이 제각각이다. 4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대통령 관저 문제와 관련, “관저를 새로 지으면 옮기는 것으로 안다”고 관저 신축 가능성을 내비쳤다. 청와대 이전 태스크포스 팀장인 윤한흥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5일 관저 신축 계획과 관련해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고 밝힌 것과는 차이가 난다.
육군참모총장 공관이 한달 만에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변경된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 일부 언론에서 윤 당선인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외교부 장관 공관을 방문한 뒤 이곳을 관저로 쓰는 방안을 유력 검토하겠다고 보도하자 보도 이후 윤 당선인 측은 “(실무진이 결정한) 이후 그곳을 사용하게 될 분이 확인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김 여사의 정확한 방문 일자는 여전히 밝히지 않고 있다. 관저 이전 결정이 과연 합리적으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심만 증폭시킨다.
집무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도 의문이다. 인수위는 당초 윤 당선인이 10일부터 용산 국방부 청사 5층 집무실에서 근무하고 (6월 중순 이후) 본 집무실은 2층에 마련된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5층 집무실과 2층 집무실을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어쨌든 주로 이용할 집무실과 관저 모두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임시 상태로 국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조차 "시간이 부족했다”고 자인했을 정도로 주먹구구식 업무추진이 가져온 촌극이다. 국정에 공백이 없도록 조속한 집무실, 관저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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