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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 모아 자원 활용?... 탄소중립 과도기의 대안으로 제시된 C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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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온실가스 감축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도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40%를 유지하면서 국정 과제에 '과학적인 탄소중립 이행방안 마련으로 녹색경제 전환'이나 '에너지안보 확립과 에너지 신산업·신시장 진출' 등을 반영해 구체적 방안을 찾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존했던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여겨지는 풍력이나 태양광, 수소 등의 신(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기술 개발이 예상 밖으로 더딘 상태다.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 산업계의 고탄소 에너지 경제 구조를 재생에너지 기반 저탄소 경제로 완전히 바꾸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다.
이런 과도기 상황에서 탄소중립을 꾸준히 추진해갈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산업계에선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신재생에너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까지는 CCUS 기술을 활용해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CCUS는 발전 및 산업체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안전하게 육상 또는 해양지중에 저장하거나 화학소재 등 유용한 물질로 활용하는 기술을 말한다. 석탄 발전 등 화석연료의 연소공정 및 시멘트, 철강, 석유화학 등 어쩔 수 없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업종에는 거의 유일한 대량 감축 수단이라고 산업계에선 주장한다.
CCUS 기술은 크게 ①포집→②수송→③저장(CCS)→④활용(CCU)의 4단계로 구성된다.
①포집은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회수하는 과정으로 포집 시기에 따라 연소 전과 연소 후 포집으로, 방식에 따라 습식 및 건식 공정으로 나뉜다. 연소 전 포집은 연소 전의 화석연료에서 탄소 성분을 산소와 반응시켜 합성가스를 생산한 뒤 소수와 이산화탄소로 분리·포집하고, 연소 후 포집은 화석연료 연소 후 생긴 배기가스에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흡수제를 이용해 선택적으로 모으는 기술이다. 습식 공정은 염기성 액체 흡수제를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기체 내 포함된 이산화탄소를 액체로 분리해내는 기술로, 현재 가장 발달해 있다. 건식 포집은 건식 고체 흡착제를 이용한다.
②이렇게 모은 이산화탄소는 압축돼 차량이나 철도 및 선박, 혹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저장소로 운반된다.
③CCS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버려진 석유가스전이나 대염수층 등 육상·해양 보관소에 주입·저장하는 기술을 말한다. 오랜 기간 새지 않도록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산화탄소가 지하 800m로 내려가면 지표에 있을 때보다 부피가 0.3% 압축되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④CCU는 모아 둔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활용하거나 별도 과정을 거쳐 새로운 물질로 전환해 사용하는 걸 말한다.
원유를 채굴할 때 처음보다 압력이 떨어져 채굴량이 줄어들면 물이나 가스를 주입해 생산량을 늘리는 석유회수증진(EOR·Enhanced Oil Recovery)처럼 있는 그대로 사용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화학적 전환이나 광물 탄산화 등을 거쳐 연료나 기초화학제품, 탄산염 형태로 전환하기도 한다. 또 식물의 광합성을 이용해 바이오 연료·소재 등으로 제품화하는 방식도 있다. CCS에 비해 기술적 성숙도가 낮지만 이산화탄소를 직접 자원으로 활용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기술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는 상태다.
산업계에선 진작 이산화탄소를 활용해왔다.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서 불순물인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은 1930년 이전부터 상용화했고, 원유 생산 효율을 높이는 석유회수증진(EOR) 기술 역시 미국 정유업계에서 1970년대부터 도입해 쓰고 있다. 글로벌 CCS 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 9월 기준 상업 운영 중인 CCS 프로젝트는 27개로, 총 이산화탄소 처리 용량은 연간 약 3,600만 톤에 달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진행 중인 CCS 프로젝트는 106개(연 1억1,000만 톤 규모)에 이른다.
다만, 아직까지는 주로 북미·유럽에서 이뤄지고 있다. 북미 지역에선 2020년 말 기준 연간 약 2,500만 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는 18개의 CCS 프로젝트가 가동 중이고, 2030년까지 19개 프로젝트가 추가될 전망이다.
유럽에선 2020년 말 기준 노르웨이 2개 지역(연간 약 170만 톤 규모)에서 상업 운영 중이며, 2030년까지 영국, 아일랜드 등이 뛰어들어 총 11개 프로젝트(연간 2,670만 톤 규모)가 돌아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선 아직 상업 운영 중인 CCS 프로젝트는 없다. 다만, 포집의 경우 주로 석탄을 연료로 한 화력발전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실증을 하고 있다. 공주대 예산캠퍼스에 해양 이산화탄소 저장 환경을 그대로 구현한 'CCS 저장 실증 테스트베드'를 설치해 실증 중이다.
업계에선 ①SK E&S가 CCS 기술을 LNG 및 수소사업에 접목하려고 시도 중이다.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CCS기술을 적용, 저탄소 LNG를 생산하고 2025년부터 20년 동안 연 평균 약 100만 톤을 국내 도입해 블루수소 생산 등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②한화솔루션은 여수 산단에서 합성가스 생산시설에 CCU 기술을 적용한 합성가스 생산공장의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③포스코는 CCUS나 수소환원제철 같은 기술을 개발해 204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50%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④삼성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6월 미국의 에너지 기술 기업인 베이커 휴즈와 CCUS 및 수소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협업하고 있다.
하지만, CCUS 기술을 곱지 않게 여기는 시선도 있다. 일부 환경단체들은 CCUS 기술을 활용해 탄소중립에 동참하겠다는 기업들에 대해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고 비판한다. 현실적으로 CCUS 기술로는 온실가스 감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적 탈탄소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CCUS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첫술부터 배부를 수 없다'는 말처럼 조금만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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