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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첫 확진자 못 걸러냈다…무용지물 '건강상태질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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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첫 확진자인 30대 내국인 A씨도 입국 시 검역당국에 제출한 '건강상태질문서'에 발열과 발진 등 관련 증상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상태질문서는 발열 체크와 함께 해외 입국자 검역의 기초 자료가 되는데, 자발적인 신고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되는 허점이 드러났다.
2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4시쯤 독일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A씨는 건강상태질문서상 원숭이두창의 주요 증상인 발열과 발진을 신고하지 않았다. A씨는 입국 때 미열(37도)이 있었지만 발열 기준인 37.5도 아래라 검역대를 통과했다. 이후 공항 내에서 질병관리청 긴급신고전화(1339)로 전화를 건 뒤에야 공항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감염 의심자)로 분류됐다. 공항에서 격리됐던 A씨는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고, 22일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20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 의사환자도 전날부터 수포성 피부병변 등 의심 증상이 발생했지만 건강상태질문서는 '증상 없음'으로 제출했다. 발열도 없어 검역대를 통과한 뒤 부산으로 이동해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찾았다. 다만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원숭이두창이 아닌 수두로 판명됐다.
검역법은 검역관리지역에 체류하거나 그 지역을 경유해 입국할 때 감염병 의심 증상이 있는 사람의 신고 의무를 규정했다. 허위로 신고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고 발열 체크에서도 정상으로 나오면 검역 과정에서 확인이 어렵다는 게 이번 사례로 드러났다. 특히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대 21일이나 되고, 피부병변 증상이 옷으로 가려지는 곳에 생긴다면 육안으로 파악이 불가능하다. 잠복기 중에 검역을 통과해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이 발생한 영국과 포르투갈 등 유럽 5개국 입국자에 한해 발열 기준을 37.3도로 낮춰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건강상태질문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출입국자 대상 문자 메시지 발송 등을 통해 건강상태질문서 신고율을 높이고, 의심 증상이 발생했을 때 질병관리청으로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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