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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 책임' 권성동 퇴진 시사···윤핵관 해체 전운 감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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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제동을 건 법원 결정 이후 “영원한 형제”라던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그룹 내 갈등이 표면화하고 있다. 지도부 공백 사태가 거듭되는 데 대한 책임 소재를 놓고서다. 불명예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권성동 원내대표 측은 “연판장까지 돌리며 비대위 전환을 밀어붙였던 게 누구냐”며 장제원 의원 측을 겨냥하고 있다. 반면 장 의원 측은 권 원내대표가 이준석 전 대표의 6개월 당원권 정지 상황을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한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다는 입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29일 비대위 회의에서 “한 번도 자리에 연연한 적이 없다. 제 거취는 새로운 비대위를 구성한 이후 제가 스스로 결정하겠다”며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도부 공백 사태에 책임을 묻는 당내 여론에 응답한 것이지만, 속내는 현 사태에 대한 ‘독박 책임’을 지게 된 데 따른 불만을 표출하며 배수의 진을 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 측은 이 전 대표를 사실상 강제 해임하는 비대위 체제 전환을 장 의원을 중심으로 한 ‘신윤핵관’이 주도했으면서 책임은 떠넘긴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윤핵관 중에서 권 원내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윤한홍 의원은 27일 의원총회에서 “연판장을 주도했던 의원들도 나와서 한 말씀 하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당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하는 초선 의원 32명의 연판장을 주도한 게 장 의원과 가까운 신핵관 박수영 의원이었음을 겨냥한 것이다.
그간 극도로 말을 아껴온 윤 의원이 연판장 사건을 언급한 것을 두고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이 사실상 결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8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모친상 당시 장 의원이 아닌 윤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수행했다”며 “윤핵관 중의 핵관인 윤 의원의 말의 무게감은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신윤핵관 측은 권 원내대표가 중징계를 받은 이 전 대표를 ‘사고’로 해석해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한 것을 일련의 사태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권 원내대표가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막기 위해 당무에 ‘사심’을 담아 자기정치를 했다는 것이다. 여권 한 관계자는 “당시 당 사무처의 해석은 ‘사고’로도 볼 수 있고 ‘궐위’로도 볼 수 있다’였다”며 “권 원내대표가 ‘사고’라는 해석을 고집하면서 스텝이 꼬였다”고 지적했다.
해묵은 갈등으로 윤핵관의 분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측면도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때부터 양측의 물밑 신경전이 거듭됐기 때문이다. 일례로 인수위 당시 권 원내대표와 윤 의원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을 추진하자 장 의원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양측이 충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두 사람은 권 원내대표의 '검수완박' 법안 처리 합의, 장 의원의 '민들레' 모임 참여에 번갈아 제동을 걸었다.
권 원내대표와 장 의원 간의 갈등이 예상 밖으로 빨리 표면화한 데는 ‘윤핵관 2선 후퇴론’이 공공연히 분출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최근 대통령실이 고강도 내부감찰을 통해 장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는 만큼 윤핵관 해체는 이제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그간 '윤심(尹心)'을 내세워 비대위 체제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형성한 장 의원 쪽이 권 원내대표를 '희생양' 삼아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며 "윤핵관은 해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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