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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땅땅 소리 들리고 검은 연기… "탈출해보니 동료 안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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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 현장은 오전부터 하루종일 아수라장이었다. 7시간 만에 진화된 화재 현장은 온통 검은 그을음으로 가득했고, 현장을 덮었던 연기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연락이 두절됐던 실종자들이 숨진 채 발견되자, 이들의 구조를 기다리던 가족들과 동료들의 탄식이 터져 나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주민들은 개장한 지 2년밖에 안 된 대기업 유통 매장에서 이처럼 큰 화재가 났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현장 목격자들은 화재 발생 당시 검은 연기가 급속히 퍼졌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전 일찍부터 지하 1층에서 택배 물류 작업을 하던 30대 A씨는 "땅 땅 땅 하는 쇠파이프 두드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리더니 검은 연기가 내쪽으로 순식간에 몰려왔다"며 "비상계단으로 겨우 탈출했는데, 함께 일하던 동료는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화재 발생 직전부터 서쪽 출입구 1층에서 보수공사를 하고 있던 B씨는 "화재 비상벨이 울리더니 지하와 연결된 계단에서 검은 연기가 잔뜩 뿜어져 나왔다"며 "그걸 보고 깜짝 놀라 건물 밖으로 도망쳤다"고 전했다. B씨는 "같이 현장에 투입돼 지하주차장에서 근무하던 동료는 오전에 숨진 채 실려 나왔다"고 황망해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인력 300여 명과 장비 40여 대를 투입해, 화재 발생 7시간 만인 오후 3시쯤 큰 불길을 잡았다. 하지만 지하주차장에서 매캐한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열기가 빠지지 않아 진화와 실종자 수색 작업에 애를 먹었다. 소방당국은 지하 주차장 속 차량 등을 중심으로 열화상 카메라와 연기 투시 랜턴 등을 이용해 수색에 집중했다. 하지만 지하에 쌓여 있던 종이박스와 의류 등이 불에 타면서 다량의 연기가 뿜어져 나와 현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종자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화재 현장에 달려온 한 여성은 "애들 아빠를 찾아야 하는데 내가 가서 찾아보면 안 되나요"라고 말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현장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들은 다급하게 지인들에게 실종 사실을 알리는 전화를 하기도 했다. 가족과 동료들의 간절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점심 시간 이후 실종자들이 숨진 채 발견되자, 현장에서는 비통한 울음 소리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서 대기하던 가족들은 곧바로 실종자들이 수습된 병원으로 정신 없이 이동했다.
화재 발생 직후부터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현대아울렛 건너편에 사는 한 주민은 "아침에 우리 집까지 매캐한 냄새가 퍼졌다"며 "문을 연 지 2년밖에 안 된 새 건물에서 큰불이 발생한 건 애초부터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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