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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고액 체납자, 절반은 한국 떴다... 구멍 난 과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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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세 등 국세 체납액이 5,000만 원을 넘는 외국인 고액 체납자 중 절반 이상은 이미 해외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이 내지 않은 국세의 84.5%인 1,352억 원은 사실상 걷기 어려운 체납액으로 파악된다. 외국인 체납자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9일 국세청·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외국인 국세 체납자 현황'에 따르면, 6월 기준 외국인 국세 체납 인원, 총 체납액은 각각 6,322명, 1,659억 원이었다. 세목별로 이자·배당·사업·근로 등을 포함한 종합소득세가 1,163억 원으로 대부분이었고, 부가가치세 326억 원, 양도소득세 141억 원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고액 체납자(체납액 5,000만 원 이상) 615명이 미납한 세금만 1,361억 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인 고액 체납자 중 출국자는 340명(체납액 569억 원)이었다. 외국인 고액 체납자가 한국을 떠났더라도 이미 재산을 본국 등으로 보냈다면 세금을 강제 징수할 방법이 없는 게 현실이다.
물론 국세청, 법무부는 체납액이 5,000만 원 이상인 외국인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9월 말 기준 출국금지 외국인은 15명에 불과했다. ‘세금 먹튀’를 막을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얘기다.
과세당국은 체납액 외에 다른 사안도 따져보고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으로부터 외국인 고액 체납자의 출국금지를 요청받은 법무부가 재산 은닉 여부, 은닉 재산의 해외 도피 우려 등을 따져 출국금지 여부를 결정하는 식이다.
국적별 외국인 고액 체납자는 중국이 22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국 72명 △브라질 69명 △대만 53명 △호주 16명 △베트남 14명 순이었다. 세금을 가장 많이 안 낸 외국인의 체납액은 46억3,900만 원에 달했다. 체납액 상위 5명을 더한 금액은 121억2,600만 원이었다.
국세청은 체납액 상위 5명의 이름·국적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고 있지 않다. 다만 국세청이 지난해 관보에 게재한 2021년 고액 체납자 명단과 대조해 보면 외국인 체납액 1위는 중국 국적의 원위에후아(Wen Yuehua)씨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폐자원재활용 사업을 하는 원씨는 지난해 말 서울시가 공개한 신규 고액 체납자 명단 중 내·외국인을 통틀어 1위(지방세 체납액 12억7,300만 원)에 오르기도 했다. 국세는 물론 지방세도 내지 않고 버티는 '체납왕'인 셈이다.
미국인 고액 체납자 상당수는 검은 머리 외국인인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국적은 운동 선수가 일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2021년 고액 체납자 명단에는 프로축구팀인 전남 드래곤즈,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뛴 브라질 국적의 자일, 찌아구 마르케스가 있었다.
일각에선 과세당국이 외국인 체납액 징수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국세청은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누계 체납액 1,600억 원 중 1,352억 원은 정리보류체납액으로 분류했다. 정리보류체납액은 체납자에게 재산이 없거나 소재지 미파악 등으로 당장 걷기 어려운 세금을 뜻한다.
김 의원은 "외국인 체납자가 본국으로 출국하면 사실상 추징이 불가능하다"며 "내·외국인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한국에서 돈을 번 외국인에 대한 체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 납부고지서 발송 전 출국하는 외국인의 경우도 국내 재산을 압류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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