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단독

"2금융 무조건 거부하지 마세요, 지금은 이자 줄일 때"

입력
2022.10.09 07:00
10면
구독

김은진 레오대출연구소장 인터뷰
"신용대출부터 최대한 갚으세요"
"고정금리 대환, 능사는 아냐"
"이자 싼 청약담보대출 고려도"
'급매 잡자'? "위험, 조사하세요"

편집자주

'내 돈으로 내 가족과 내가 잘 산다!' 금융·부동산부터 절약·절세까지... 복잡한 경제 쏙쏙 풀어드립니다.


김은진 레오대출연구소 소장은 "지금 여윳돈이 있다면 만기가 짧은 고금리 대출은 상환하는 게 이익"이라며 "보험사 대출이나 청약담보대출 등 이자를 한 푼이라도 아끼는 방법을 대출자가 알고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우한 기자

김은진 레오대출연구소 소장은 "지금 여윳돈이 있다면 만기가 짧은 고금리 대출은 상환하는 게 이익"이라며 "보험사 대출이나 청약담보대출 등 이자를 한 푼이라도 아끼는 방법을 대출자가 알고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우한 기자

최근 부동산이나 주식투자 커뮤니티에서 한 장의 사진이 화제입니다. 8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사상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네 번 연속 올렸던 당시 이창용 총재 기자회견의 한 장면인데요.

이 총재가 "연말 이후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투자자가 있으면 자기 책임하에 손실을 보시든지 이익을 보셔야 될 것 같다"고 말하는 대목입니다. 물가가 안 잡히면 사실상 금리를 계속 올릴 거니 "자산시장에서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경고의 뜻으로 해석한 투자자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 8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창용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화면이 최근 부동산 등 자산투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8월 25일 방송분 캡처

지난 8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이창용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화면이 최근 부동산 등 자산투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 8월 25일 방송분 캡처

자고 일어나면 금리가 오르는 고금리 시대에서 '알아서 살아남기'. 대출이자에 그야말로 허덕이는 '영끌족'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분을 만나 봤습니다.

2012년 한 시중은행의 대출 상담사로 시작해 약 10년 동안 1만 건에 달하는 대출상담을 해 왔고 최근엔 대출 노하우를 담은 '대출의 마법'이란 책을 낸 김은진 레오대출연구소장입니다.

그는 "은행에 갖다 주는 돈(이자)을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돈을 빌리는 사람이 직접 공부하고 발로 뛰어야 한다"며 대출이자 다이어트 전략을 소개했습니다. 최근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대한 의견도 밝혔습니다. 차근차근 곱씹어 보세요.


-본론부터 물어보겠습니다. 대출금리가 정말 많이 올랐습니다. 대출이자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대출이자는 대출받은 사람이 줄여야 합니다. 기본에 충실해야 합니다. 금리가 높은 대출, 대표적으로 신용대출일 텐데 지금은 최대한 갚으라고 조언합니다. 여윳돈이 있어도 혹시 투자처가 생길지 모른다면서 은행에 맡기고 안 갚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하지만 고금리일수록 무리한 투자보다 대출 상환이 현명할 수 있죠. 예·적금 금리가 아무리 올라 봤자 대출금리보다 오를 수는 없거든요. 일단 갚는 게 이익입니다.

여윳돈이 없다면 청약담보대출처럼 금리가 낮은 상품으로 신용대출을 갚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청약통장에 돈만 넣어 놓고 비싼 신용대출이자를 5, 6%씩 내고 있는 경우라면요. 은행에서 우대금리를 주기 위해 내건 부수거래 조건(카드 일정액 이상 사용 등)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도 은근히 많아요. 이자는 0.1%라도, 다만 몇 만 원이라도 줄이는 게 중요하죠. 꼼꼼하게 들여다보세요."

-이미 대출을 받은 분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대환) 게 낫나요?

"올해 중순까지만 해도 기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싶다는 고객이 많았어요. 은행 대출금리가 4% 초반 정도였던 시기죠. 대환 시 발생하는 중도상환수수료가 만만치 않은데, 금리가 계속 오를 것 같으니 수수료를 기꺼이 물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어요. 금리가 5%대로 올라선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내년에 금리가 서서히 떨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가정하면 지금은 고정금리로 갈아타기가 약간 애매해진 거죠. 금리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으니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현재 변동금리를 사용 중이라면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 이용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숙고해서 갈아타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통상적으로는 (주담대를 포함해)만기가 긴 대출일수록 고정금리가 유리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금자리론이나 디딤돌대출 같은 정부의 장기 고정금리 상품을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죠."

-대출을 처음 받으려는 사람들한테는 어떤 방법을 추천하세요?

"금리 상승기에 보험사 같은 2금융권 대출을 고려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가령 보험사의 경우 보통 대출 신청일 기준으로 대출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지금처럼 하루가 다르게 금리가 오를 땐 은행에서 대출 실행일 기준 금리를 적용받는 것보다 유리하거든요.

보험사 대출금리가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크게 낮다고 볼 수 없지만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고, 간혹 특판 형식으로 1금융권보다 낮은 금리로 상품이 출시되는 경우도 있어요. 카드나 적금 가입 등 은행 대출에 있는 부수거래 조건도 없는 경우가 많고요.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면 신용도가 하락할 거라는 건 사실 편견이죠. 1금융권에서 돈을 빌려도 신용점수는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이자를 잘 내면서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되는 것뿐이죠."

-전세대출 금리 역시 가파르게 오르다 보니 최근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대요. 지금 집을 구하는 세입자라면 월세가 나을까요?

"현재 시점에선 월세가 더 저렴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금리가 오르면 월세도 결국 오른다는 게 문제예요. 임대인(집주인)들의 대출이자도 오르기 때문이죠. 전세대출을 받았을 때 예상 이자와 월세를 거주 기간에 맞춰 정확하게 비교해 봐야 하는 문제겠죠.

정부가 최근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한도를 확대했어요. 청년 전용은 보증금 3억 원 이하 주택에 최대 2억 원, 신혼부부대출은 수도권의 경우 보증금 상한을 3억 원에서 4억 원으로, 한도도 2억 원에서 3억 원으로 높였습니다. 물론 소득 수준 같은 조건이 맞아야 하지만 대출금리가 2%대 전후로 매우 저렴하니 확인해 보세요."

그래픽=박구원 기자

그래픽=박구원 기자

-오르는 금리에 집값은 떨어지다 보니 영끌족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요?

"2020~2021년 집을 산 사람 중 2030 세대가 정말 많았습니다. 상담하러 온 고객 중에는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집 사는 데 올인한다는 경우도 있었고요. 어쩌면 지금 가장 힘든 사람들이죠. 사실 금리가 이렇게 빨리, 많이 오를 것이라고는 저 역시 예상 못 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부동산시장을 오래 지켜보고 참가해 온 사람들은 오히려 차분합니다. 모든 자산 가격은 오르내리는 사이클이 있고, 금리 역시 오르면 내릴 때가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죠. 내가 산 집을 투자 개념으로만 보면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실거주라면 살면서 누리는 혜택들이 분명 있거든요. 하다못해 이사를 안 가도 된다는 심리적 안정감도 무시하지 못하죠. 그 누구도 고점과 저점을 모릅니다. 부동산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주택자라면 지금이 집을 살 기회란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기회는 공부하는 사람, 조사하는 사람한테 먼저 옵니다. 주식은 가격이 떨어지면 분할 매수라도 하지 부동산은 정말 큰 결심이 필요하죠. 그래서 이럴 때 공부해야 합니다. 무턱대고 '급매를 잡자', '지금이 저점이다' 이런 생각은 정말 위험해요. 관심 지역을 정한 뒤 시세, 가격 변동, 경매 낙찰률 등을 계속 지켜봐야 해요. 물론 내가 정한 적정 가격까지 내렸을 땐 움직여야죠. 지금처럼 거래가 막힌 시기에 오히려 부동산을 자주 들락거리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얻는 것도 방법입니다."

조아름 기자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