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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진탕 의심에도 경기 뛰는 선수들...NFL의 부실 대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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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풋볼리그(NFL)가 ‘뇌진탕’ 대응 논란에 휩싸였다. 격렬한 몸싸움과 충돌이 일상인 NFL 경기 중 머리 부상을 당한 선수를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가 화두다.
이미 2016년 은퇴한 선수들의 ‘뇌 손상 소송’으로 보상금을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나 지급한 적이 있는 NFL 사무국은 뇌진탕 문제에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경기 중 끊이지 않는 선수들의 뇌진탕 부상과 NFL의 사후 대처 부실로 비판 여론 또한 높아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마이애미 돌핀스와 버펄로 빌스의 경기였다. 돌핀스 쿼터백 투아 타고바일로아가 빌스 수비수에게 밀쳐진 뒤 바닥에 머리를 부딪혔다. 잠시 후 헬멧을 잡고 일어난 타고바일로아는 머리를 몇 차례 흔든 뒤 몇 걸음을 걷다 쓰러졌다. 뇌진탕 증상처럼 보였지만 그는 곧바로 간이 진찰을 받은 뒤 경기에 복귀했다.
나흘 뒤 신시내티 벵갈스와의 경기에 출전한 타고바일로아는 태클을 당해 부상을 입고 결국 교체됐다. 언제 다시 경기에 뛸 수 있을지 확신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뇌진탕 후유증이 의심되자 NFL 선수노조는 당시 진찰을 맡았던 신경외과 컨설턴트를 해고하기도 했다.
선수노조와 NFL 사무국의 공동 조사도 진행됐다. 그 결과 8일 “팀 의료진과 외부 의료 전문가들이 (뇌진탕) 프로토콜(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사건의 결과가 프로토콜이 처음 작성됐을 때 의도됐던 것은 아니라는 점에 NFL과 선수노조는 동의했다”라는 발표가 나왔다. 뇌진탕 대응 규정을 지켰지만, 완전한 선수 보호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점을 선수노조와 NFL 사무국이 인정한 것이다. 결국 9일 경기부터 적용될 새로운 프로토콜도 발표됐다. “균형·안정성 이상, 운동 조정 또는 신경학적 문제로 인한 기능적 언어 장애를 보이는 선수는 경기장에 복귀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NFL은 2011년 새로운 뇌진탕 프로토콜을 확정했고 이후 업데이트를 거듭하고 있다. 경기에서 뇌진탕 부상이 의심되는 경우 기억력 테스트나 눈동자 움직임 확인, 균형감 유지 테스트 등을 받아야 한다. 또 뇌진탕 진단을 받을 경우 5단계의 확인 과정을 거쳐야 다시 경기에서 뛸 수 있는 게 기본이다.
그러나 반복되는 NFL의 선수 뇌진탕 대응 부실 논란에 비판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년 100명 이상의 NFL 선수들이 뇌진탕 사실을 보고하는데 실제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많은 선수들이 잠재적으로 인센티브나 (출전) 기회를 잃는 데 두려움을 느끼면서 뇌진탕 후에도 빨리 경기에 돌아온다”라고 지적했다.
NFL 유명 선수들이 잦은 뇌진탕을 이유로 최근 조기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2016년 뇌 손상 소송으로 NFL 은퇴 선수 중 2만여 명이 ‘뇌진탕 보상금’을 받았고, 은퇴 선수 중 30%인 6,000여 명은 뇌 손상으로 인한 알츠하이머나 치매를 겪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에서 가장 운동신경이 뛰어난 사람들이 뛰면서 돈도 많이 버는 프로스포츠 NFL의 씁쓸한 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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