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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월급 300만원" 김용 목동·여의도 갭투자 어떻게? 檢, 자금 출처 캔다

입력
2022.10.25 04:30
수정
2022.10.25 15:4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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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돈 수수 의혹 시기 2014, 2017, 2021년
2014, 2017년은 성남시의원 시절과 겹쳐
해당 기간 중 목동, 여의도 아파트 갭투자
유동규 "시의원 월급으로 가능?" 의문 제기
김용 측 "부인 대기업 30년 근무해 연봉 1억...
월급으로 모은 돈과 신용대출로 구매" 반박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용 박스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수색용 박스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받는 김용(56)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재산 형성 과정까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자금 사건과 별개로 '대장동 일당'에게 흘러나온 돈을 아파트 구입에 활용했는지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24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김 부원장이 성남시의원으로 활동하던 2010~2018년 재산내역 자료를 관계기관에서 넘겨받아 변동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을 상대로 지난해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으로부터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 이외에 2014년과 2017년에도 억대의 금품을 받았는지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보유한 예금과 현금성 재산 변동 내역을 분석해 부동산 매수에 사용된 뭉칫돈의 출처를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대장동 일당'에게 흘러나온 돈이 부동산 구입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8년간 성남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재건축 호재 지역의 아파트를 투자 목적으로 사들인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아파트 매수 시기는 뒷돈 수수 의혹이 제기된 시점과 맞물려 있어 의심을 키우고 있다.

김 부원장은 2015년 배우자 명의로 목동 신시가지아파트를 7억9,000만 원에 구입하며 3억7,000만 원에 전세를 줬다. 2017년에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14억500만 원에 사들인 뒤 6억5,000만 원에 전세를 줬다. 두 차례 모두 실거주 목적이 아닌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입했던 전형적인 갭투자 방식으로, 최소한 4억~7억 원대 돈이 필요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현재 매도 호가가 32억~35억 원에 달하며, 실거래가도 지난 8월 기준 32억 원에 달한다. 투자금 대비 3배가량의 수익을 거둔 것이다.

유 전 본부장도 자금 출처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김용 (부원장)은 (시의원) 월급 300만 원인데 여의도로 이사 가고, 정진상(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빚도 하나 없이 아파트를 얻었다고 한다. 그게 가능하다고 보느냐"고 말했다. 정 실장은 화천대유가 시행한 성남시 대장동 아파트(전용 84㎡)를 예비 당첨자 자격으로 7억660만 원에 분양받아 보유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8층의 김 부원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거센 저항으로 무산됐던 5일 전과 달리 이날은 큰 마찰 없이 2시간 30분 만에 마무리됐다.

김 부원장은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를 '조작'으로 규정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거대한 조작의 중심에 서 있다"며 "중차대한 대선에서 정치자금을 요구할 만큼 어리석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들의 진술 외에 어떤 증거도 없다"며 "검찰에선 구금(구속)을 위해 영장실질심사에서 프레젠테이션(PT)을 오랜 시간 할 정도로 집요했지만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겠다"고 했다.

김 부원장 측은 아파트 구매와 관련해서도 "매수 자금은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부원장 측은 "2017년 9월 여의도 아파트는 2017년 7월 목동 아파트를 팔고 구매한 것"이라며 "아파트 구매 자금은 월급을 아껴 저축한 돈과 부인이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이었다. 구매할 때도 부인의 생활비 관리 통장에서 모두 정상적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부원장 부인이 대기업에서 부장급 10년을 포함해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연봉도 1억 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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