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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에 디지털·친환경 양 날개 달기 속도전...사장 2년차 정기선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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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장 승진 1주년을 맞은 정기선 HD현대 대표가 그룹 내 주력 사업인 조선업에 대한 디지털·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장 2년 차에 접어든 정 대표는 최근 해외 유력 빅데이터 기업 수장을 만나 그룹 내 조선·해양 부문 디지털 전환 기반 확충을 논의한 데 이어, 약 두 달 뒤 열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의 친환경 핵심 등을 내놓을 준비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정 대표는 최근 방한한 미국 빅데이터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 회장과 만나 새 사업 추진과 경영 현안 전반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에서 정 대표는 현대중공업그룹과 팔란티어가 함께 설립할 조인트벤처(JV)를 비롯해 두 회사가 진행 중인 협력 사업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함께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에너지, 건설기계 사업 분야 전반의 디지털 전환 진행 상황이 이날 대화의 핵심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팔란티어의 기업용 빅데이터 플랫폼 '파운드리'를 조선·해양 부문 전 계열사에 도입하는 본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추진 중인 자율 운영 조선소 기반 구축에 활용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취임 첫해에는 주로 그룹의 미래 전략 수립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왔다면, 2년 차부터는 대외 활동의 폭을 넓히며 3세 경영 체제를 구체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1월 세계 최대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2'에서 글로벌 무대에 데뷔, 자율 운항 및 친환경 선박 사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 정 대표는 내년 1월 열릴 CES 2023에도 직접 나서 그 사이 발전한 기술과 사업 틀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룹 내 신사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자율운항 스타트업 '아비커스'는 6월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자율 운항 대양 횡단에 성공했고, 최근에는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등 강력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다. 그룹 내 핵심 분야인 한국조선해양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비중 확대 등을 통해 3분기 1,888억 원의 영업 이익을 내며 1년 만에 흑자 전환, 현대오일뱅크, 현대제뉴인, 현대일렉트릭 등과 함께 '전 계열사 흑자' 행렬에 동참하며 정 회장 체제에 힘을 실었다.
그룹 차원에서는 3세 경영 체제에 발맞춘 외형 변화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기존 사명 '현대중공업지주'를 'HD현대'로 바꿨고, 최근 CI(상징체계) 교체 준비까지 마치면서다. 특허청에 따르면 HD현대는 지난달 13일 새 디자인을 적용한 신규 상표 네 건을 출원했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57년 현대건설을 세우며 도입한 노란색과 초록색 삼각형 CI를 대신할 새 CI는 각기 다른 형태의 삼각형 3개를 활용해 오른쪽을 향하는 삼각형을 그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삼각형 이미지를 계승하고, 다양성을 갖춰 전진하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기선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의미도 담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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