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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AI 월드컵 ‘2022 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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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벌어질 축구 역사에 남을 명장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많은 축구 팬들이 12월 19일 결승전까지 밤잠을 설칠 것이다. 하지만 카타르 월드컵의 의미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준 장면은 이미 개막전 킥오프 3분 만에 연출됐다. 심판과 출전 선수뿐 아니라 전 세계 중계진과 기자들도 발견하지 못한 오프사이드 반칙을 인공지능(AI)이 찾아낸 것이다. 골을 도둑맞은 것처럼 느꼈을 에콰도르 팀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판정이었다.
□ 모션센서가 설치된 축구공이 초당 500회씩 볼의 위치를 전송하고, 경기장 지붕 아래 설치된 12대의 카메라가 선수들 신체 부위 29곳을 추적해 전송한다. AI가 이 데이터를 종합해 심판에게 반칙 여부를 알리는 데 20초면 된다. 이전 비디오 판독은 평균 70초가 걸려 경기 흐름을 끊기 일쑤였다. 이를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기술(SAOT)’이라고 부른다. 판독 결과를 심판에게 알리면 심판이 최종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반자동’이라 명명했지만, 너무 겸손한 이름이다.
□ 카타르 월드컵의 AI는 그라운드에만 있는 게 아니다. 대회가 열리는 8개 경기장 관중석에 총 2만2,000개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으며, 영상은 중앙 통제실로 전송돼 100명이 넘는 기술자들이 분석한다. 결승전이 열릴 루사일 스타디움은 8만 명 관중 얼굴을 인식하는 AI 기술을 갖췄다. 압사 사고 등을 사전 방지하려는 알고리즘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 말하지만 사생활 침해도 걱정된다. 여기에 대회 기간 카타르를 찾는 120만 명 축구 팬들을 감시하는 시스템에도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 AI는 우승팀도 맞히려 한다. 세계 3대 AI 연구 기관인 영국 앨런튜링연구소는 이번 대회 우승 가능성을 브라질, 벨기에, 아르헨티나 순으로 예측했다. 같은 대회를 10만 번 반복한다면, 브라질이 25%, 벨기에 18%, 아르헨티나 15% 확률로 우승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1872년 이후 모든 국제축구 경기 결과를 추적했다. 하지만 추적 못 하는 변수들도 있다. 바로 2002년 브라질 팀의 호나우두 같은 스타의 출현, 승부차기, 개최 장소와 날씨다. 제아무리 AI라도 둥근 축구공이 어디로 날아갈지는 아직 완벽하게 예측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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