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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방지법'에 속앓이…네카쿠 손잡고 '규제 반대' 전선 넓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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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데이터 센터와 플랫폼 기업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카카오 먹통 방지법'을 8일 통과시켰다. 10월 경기 성남시 분당 SK C&C 데이터센터(IDC) 화재 이후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로 몸을 한껏 낮추고 있는 기업들은 직접 반발 대신 속앓이를 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추가 규제를 논의하는 만큼, 기업들의 '규제 반대' 공동 전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먹통 방지법은 데이터센터와 카카오, 네이버 같은 부가통신사업자를 정부 재난관리 계획의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는 반드시 IDC를 이중화해야 한다. 불이 난 IDC에 카카오 서버 3만2,000개가 몰리면서 피해 복구가 어려웠던 만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다.
카카오 먹통 방지법은 10월 15일 카카오 사태가 발생한 지 두 달도 안 돼 법안 발의부터 본회의 처리까지 이뤄졌다. 국민적 공분이 높은 상황에서 여야 합의로 이례적인 '속도전'이 이뤄진 것. 플랫폼 업계는 당황하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①졸속입법 ②과잉규제 ③여론에 밀린 부적절한 입법 선례 등을 지적하며 비판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부담스러운 수준의 규제"라며 "데이터 등 주요 미래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법안을 발의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이 즐겨쓰는 온라인 서비스를 재난으로부터 보호하고 신속하게 복구·수습하기 위한 조치"라며 "앞으로도 현안을 적극 풀겠다"고 강조했다. 경우에 따라 추가적 규제 입법 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플랫폼을 대상으로 한 규제의 강도가 세지면서 기업들이 뭉칠 가능성도 높다. 올해 초 윤석열 정부의 플랫폼 자율규제 정책 시행을 반겼던 기업들은 새 정부 출범 6개월 만에 180도 달라진 상황을 씁쓸해하고 있다.
최근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쿠팡을 수석부회장사로 올려 네이버, 카카오와 함께 '3축 체제'로 개편한 것도 눈에 띈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과 네이버 최수연·카카오 홍은택·쿠팡 박대준 대표가 공동 수석부회장을 맡게 됐다. 국내 플랫폼산업을 대표하는 회사 최고경영자들이 인기협 의사결정을 이끌며 '플랫폼 공동전선'을 튼튼히 했다는 평가다. 인기협은 플랫폼 업계와 인터넷 기업들을 대표하는 이익단체로 정부와 국회의 규제 정책에 비판적 목소리를 적극 내는 곳이다.
인기협은 쿠팡의 수석부회장사 승격을 계기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분야 목소리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번 카카오 먹통 방지법과 관련해서도 단순히 네이버, 카카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현안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측된다. 규제에 대한 개별 기업 단위 대응보다는 업계 공동 대응이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또 규제 일변도로 갈 수 있다"며 "규제로 모든 것을 풀려는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특히 정부가 SK C&C와 카카오, 네이버를 향해 "한 달 안에 화재와 재난 관리 대응책을 보고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규제 방안을 추가한다는 말이 나오는 만큼 기업들의 반규제 공동전선과 갈등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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