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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내년 물가 오름세 둔화할 것... 전기·가스요금은 '복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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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근원물가를 포함한 물가 오름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동시에 전기·도시가스 요금 현실화(인상)가 물가 둔화폭을 제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20일 한은이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회'를 열어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5% 내외의 상승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1998년(7.5%)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5.1%였다.
비록 물가에 뚜렷한 변화는 없을지언정, 물가상승 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게 한은의 견해다. 글로벌 통화 긴축으로 인한 각국의 성장세 둔화, 그에 따른 유가 오름폭 축소가 그 근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내년 성장률 전망을 1.7%로 잡았고 상반기 경기가 많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 만큼 침체의 경계에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가에 관해서는 "(전쟁 이전 수준인) 70달러대로 떨어져 지난달 경제전망 때의 전제를 상당폭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 물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방 리스크 | ● 국제유가 반등 ● 예상보다 강한 소비 회복세 ● 원·달러 환율 재급등 ●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폭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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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방 리스크 | ○ 국제유가 하락세 심화 ○ 국내외 경기 둔화폭 확대 ○ 공공요금 인상 억제 |
둔화폭을 낮게 잡은 것은 그만큼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가가 계속 내리더라도 공공요금 인상이 이를 상쇄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이 총재는 "그간 누적된 원가 상승 부담이 상당폭 반영되면서 전기요금 인상폭이 11월 전망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 우리 물가 상승률이 미국, 유럽에 비해 낮았던 것은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했기 때문"이라며 "물가 상승기에 고통을 덜 받았기 때문에 향후 다른 나라에 비해 물가 하락 속도가 더딘, 반대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식료품·에너지 등 변동성이 큰 항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오름세도 조만간 둔화할 것으로 봤다. 고물가·고금리로 민간 소비가 위축돼 그동안 근원물가를 끌어 올린 외식물가 상승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전세 하락폭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 상승률이 7월(6.3%) 이후 낮아진 반면, 근원물가는 지난달까지 오름폭을 확대해 고물가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는데 이에 선을 그은 셈이다.
다만 외식물가는 한 번 오르면 꺾이기 어려운 데다(하방경직성), 그동안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이 뒤늦게 물가에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공요금 인상도 근원물가 둔화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전망은 '둔화'에 방점을 찍었지만 이 총재는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은 내년에도 지속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목표(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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