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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색 바뀌자 춤추는 디렉터·선 없앤 TV 등장에 환호하는 관객들....축제 같았던 LG전자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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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1,000명 넘는 사람들이 LG전자 프레스 콘퍼런스에 집중하며 사진을 찍다 박장대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LG전자 무드업 냉장고를 설명하던 회사 관계자가 난데없이 흥에 취해 몸을 흔들며 댄스 삼매경에 빠진 것. 이 자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제 모습으로 열린 CES의 첫 번째 프레스 콘퍼런스로, '엄중·근엄·진지'한 분위기가 예상됐지만 LG가 만든 분위기는 축제에 가까웠다.
이날 행사는 LG전자에 특별한 의미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정상화한 첫 번째 CES의 프레스 콘퍼런스를 LG전자가 꾸미며 사실상 개막 신호탄을 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전 세계 3,000개 이상 IT 기업이 참가한 이번 CES '1번 타자'로 나서며 올레드TV를 비롯한 핵심 사업 경쟁력 알리기에 나섰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직접 무대에 올라 제품 경쟁력과 기술력을 설명했다. 딱딱한 정장 대신 캐주얼한 세미 정장을 입고 무대에 오른 그는 "모든 혁신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라며 ①올레드TV ②업(UP·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가전 ③차량용 부품을 핵심 미래 사업으로 내세웠다.
우선 TV부문에선 LG전자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올레드TV의 새 제품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이 관객들 앞에 첫선을 보였다. 이 제품은 선이 없다. 기존 TV는 셋톱박스와 TV 본체 사이에 선이 필요하다 보니 예쁘고 멋지게 만드는 데 제약이 있었다. 하지만 올레드M에는 TV 본체와 10m 이상 떨어져도 고화질 영상을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는 '제로 커넥트 박스'가 담겼다. 이 박스는 TV뿐만 아니라 사운드바, 콘솔 기기 등을 연결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자랑이다.
올레드M의 등장도 예사롭지 않았다. 무대 끝에서 마치 영화 주인공처럼 가전제품과 함께 미끄러지듯 등장하자 사람들이 환호했다. 올레드M은 세상에서 가장 큰 올레드TV인 97형(화면 대각선 약 245㎝)에 세계 최초로 4K 해상도·120㎐ 주사율 규격 영상을 지원한다. 4K 해상도는 풀-HD 화질보다 네 배가량 선명한 화질을 뜻한다.
LG전자는 2013년 처음으로 올레드TV 사업을 시작했는데, 올해로 올레드TV 탄생 10주년을 맞았다. 단어조차 낯설었던 올레드TV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지만 LG전자는 올레드TV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하게 다졌고, 맞춤형 개인화 전략에 힘을 쏟고 있다. 조 사장은 "우리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올레드TV를 시작했고 TV 시청 경험을 완전히 바꿨다"고 평가했다.
깜짝 손님도 등장했다. 이날 행사에선 미국 콘텐츠 기업 파라마운트스트리밍의 톰 라이언 대표가 조 사장의 소개를 받고 무대에 오른 뒤 "두 회사의 파트너십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TV제품군을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처럼 계정을 나눠 접속하고, 맞춤 콘텐츠를 추천하는 전략도 준비 중이다. 일종의 TV플랫폼을 만들려는 것. LG전자가 파라마운트스트리밍 콘텐츠를 이용해 사용자별 콘텐츠 추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올레드M의 유쾌한 등장과 깜짝 손님으로 분위기가 오른 프레스 콘퍼런스는 무드업 냉장고 등 업 가전제품 설명회에서 정점을 맞았다. 무드업 냉장고는 패널을 바꾸지 않고도 냉장고 색상을 바꿀 수 있다.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 측면에서 강점이다.
무드업 냉장고 등 업 가전 분야 설명을 위해 무대에 오른 알리사 베이커 북미H&A제품매니지먼트 디렉터는 발표 초반 목소리가 떨리며 듣는 이를 긴장시켰다. 초조하게 그의 발표를 지켜보던 관객들은 색상이 바뀐 냉장고 앞에서 그가 기습적으로 춤을 추자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는 다양한 색상으로 소비자의 개성을 찾아준다는 업 가전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한 퍼포먼스였다. 조 사장은 "세계를 이끌어 온 생활가전 분야에서도 혁신의 또 다른 장을 열고 있다"면서 "기존 제품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프레스 콘퍼런스에선 LG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밀고 있는 차량용 전자장치(전장) 사업 비전도 소개됐다. 조 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적자만 봤던 차량용 부품 사업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본궤도에 올랐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과 6세대(6G) 이동통신, 전기차 충전, 디지털 헬스 등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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