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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요람에서 무덤까지"... 천년고도 경주, 미래 에너지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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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하는 역사문화도시 경주가 미래를 향해 뛰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은 천년고도 경주에서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숨결을 느끼고 있지만 정작 경주는 과거에만 머물러 있는 도시는 아니다. 경주는 당장 정부의 원자력정책에 발맞춰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단 지정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망도 밝다. 10일 경주시청에서 주낙영(62) 경주시장을 만나 원자력과 해오름동맹, APEC, 신라왕경 정비, 유소년 축구대회 등 경주의 올해 청사진을 들어봤다.
-경주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다음달 결정나는 SMR 국가산단 유치다. 2030년까지 경주 동부지역 148만7,600㎡ 부지에 사업비 3,046억 원을 투입해 혁신원자로 제조, 소재·부품·장비업, i-SMR 수출모델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경주는 원전도시고 원전생태계를 복원하는 게 이 정부의 핵심과제라 국가산단 유치 전망은 밝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6곳의 원자력발전소,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원자력해체기술연구원에 원전현장인력양성원까지 있다. 원자력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갖춘 도시다. 미래에너지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정부가 경주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다. 경주가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수도 있다."
-포항공항이 지난해 7월 국내 처음으로 포항경주공항으로 이름을 바꿨다.
"경주와 포항이 윈윈하는 차원에서 명칭을 바꿨더니 하루 제주 왕복 2회, 김포 왕복 1회인 이 노선의 지난 한해 이용객 수는 24만9,413명, 총 운항편 수도 2,514편이나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진정된 영향도 있겠지만 많이 증가했다. 공항에서 경주 보문단지에 이르는 지방도 945호선이 4차선으로 확장되면 전용버스로 25분 만에 주파하게 된다."
-2025 APEC 정상회의 전망은.
"인천 제주와 경합 중인 경주는 화백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보문관광단지 일대가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됐다. 보문단지 내 1만1,000여 객실 중 164실은 국가 정상들의 숙소로 활용할 수 있다. 역사유적은 물론 개발도상국 정상에게는 다양한 산업시설 시찰을 통해 한국의 경제기적을 보여줄 수도 있다. 회의만 하고 말 것 같으면 차라리 서울이 좋을 것이다. 21개 회원국서 6,000여 명이 참가하면 경제유발효과 1조 원, 고용효과 8,000명 등 경주발전을 10년은 앞당길 것으로 본다. 또 호리병 같은 보문단지 지형 특성상 경호에도 유리한 장점이 있다."
-경주·포항·울산 3개 도시의 해오름동맹이 2016년 6월 체결됐는데.
"해오름동맹의 도시발전전략 연구용역이 올해 진행된다. 해오름동맹을 통해 3개 도시에 생활전철을 구축해 초광역생활권을 조성하면 가장 혜택을 입는 도시는 경주다. 지리적으로 중심에 있어 조성비도 크게 들지 않는다. 국가 첨단가속기 인프라 동맹과 시내버스 노선 조절, 도시가스 공급체계 개선 등 11개 분야에 40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경주는 스포츠 인프라도 우수하다.
"축구 마니아들이 전국에서 달려온다. 축구장 18면 중 12개가 천연잔디다. 전국 처음으로 지진, 비바람에도 끄떡없이 사계절 내내 가동할 수 있는 에어돔축구장도 지었다. 가로 68m 세로 105m 규격으로 인조잔디 구장에 관람석도 있다. 전국단위 야구대회를 단독으로 개최하기 위해 현재 2개인 야구장도 하나 더 건설할 계획이다. 수십 년간 사적으로 묶여 있던 손곡동 일대 14만8,700만㎡ 부지를 활용한다."
-지역경제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
"보문단지와 불국사앞 숙박단지에 숙박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스포츠 및 관광객도 증가 추세다. 코로나19 직전인 지난 2019년 1,038만 명을 기록한 관광객은 2020년에는 절반 수준인 561만 명으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921만 명으로 회복하고 있다."
-신라왕경 정비복원 사업은 얼마나 추진되고 있나.
"총사업비 1조150억 원, 15개 사업 규모인데 지금까지 4,500여 억원 투자됐다. 지난 2019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예산을 더 집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월정교와 월성해자, 금관총은 복원됐고 고분정보센터도 오는 8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경주시가 특례 인증을 요구하는 이유는.
"경주는 역사문화관광도시라는 특수성이 분명한 만큼 도시계획과 문화재보호 등 10가지가 넘는 요소를 단체장 권한으로 조정할 수 있게 특례를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교토시의 건축조례는 일본의 건축법보다 더 엄격하지만 도심 한 복판에 100m 높이의 전망대를 조성한 것이 단적인 예다."
-경주에 의외로 자동차부품기업이 많다.
"경주 외동 건천 천북 쪽에 자동차부품회사가 762곳이 있고 연관 기업만 1,300개에 이른다. 자동차산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생태계 변화에 주력하고 있다. 자동차부품특화단지를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올해 경주의 살림규모가 2조 원을 넘어섰다. 어떤 청사진인가.
"경주발전을 위한 동력이 생겼다.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도 적극 챙기겠다. 올 9월에는 중수로 해체기술원이 착공하고, 석·박사급 1,000여 명이 근무할 문무대왕 과학연구소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한다. 역사문화도시 경주에 원자력도시라는 특성을 제대로 살려 나가겠다."
●약력
△능인고 , 성균관대 행정학 학사 △행시 29회 △경북도 경제통상실장·자치행정국장 △대통령 행정자치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뉴욕 부총영사 △경북도 행정부지사 △민선7·8기 경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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