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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사무실 나와라"… 재택근무 폐지에 카카오 직원 절반 노조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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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제가 인터넷·정보통신(IT)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엔데믹(풍토병화)에 진입한 상황에서 경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자 회사들은 직원들에게 다시 사무실에 나와서 일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반면 지난 2년 동안 재택근무를 해 본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더 효율적"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3월 재택근무제 폐지를 발표한 카카오에서는 직원들이 한꺼번에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노조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본사 직원 절반이 노조원이 되는 '과반 노조'를 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카카오의 노조 가입률은 10%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①지난해 말 카카오가 3월부터 사무실 출근제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불과 일주일 만에 노조 가입률이 거의 50%에 이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카카오의 임직원 수는 3,600여 명이다. 카카오 수준의 규모를 가진 IT 인터넷 기업에서 과반 노조를 달성한 것은 카카오가 처음이다.
카카오 노조는 근무 제도 개편과 관련해 회사를 상대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겠다는 입장이다. 서승욱 카카오 크루유니온 위원장은 "당장 근무제도와 최고경영진 등 내부 리더십 문제를 다루겠다"며 "과반 노조가 되면 소리를 낼 때도 훨씬 힘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동안 재택근무를 실시했던 IT기업들도 하나둘씩 사무실 출근으로 돌아서고 있다. ②SK텔레콤은 다음 달부터 일주일에 하루만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제한하기로 했다. ③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카카오, 카카오게임즈에 이어 다음 달부터 '오피스 퍼스트' 근무 체제로 전환한다. ④당근마켓은 올해부터 재택근무 비중을 줄이고 주 3회 사무실 출근으로 근무 방식을 바꿨다.
기업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경제 불확실성까지 높아지자 기업들의 출근을 통해 외부 변수에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일부 경영진은 재택근무가 업무 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재택근무 도입 후 신작 출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자 게임업계에서는 지난해 6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하자마자 사무실 출근을 재개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재택근무는 필요할 때 바로바로 회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줌 링크 보내고 접속 확인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실적이 안 좋아지고 상황이 어려워지다 보니 분위기 쇄신하는 차원에서라도 재택근무를 줄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여전히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기업들도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7월부터 직원 스스로 부분 재택과 완전 재택 중 고를 수 있게 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사인 라인플러스도 지난해에 이어 전면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혼합형 근무제를 운영 중이다.
이에 IT업계 개발자들이 접속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블라인드에서는 '재택근무 하는 기업으로 이직하고 싶다', '집에서 혼자 코딩하는데 왜 사무실 나오라는지 이해가 안 간다'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지난해 세계적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이안 굿펠로우 전 애플 임원이 주 3회 출근으로 근무 체계를 바꾼 애플의 결정에 반발해 사직서를 던지고 구글의 AI 계열사 딥마인드로 이직해 화제가 됐다.
IT업계 관계자는 "개발자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심보다 자기 프로젝트와 커리어에 대한 관심이 더 크다"며 "현재는 경력직 채용이 활발하진 않지만 능력 있는 개발자는 근무제도에 따라 회사를 옮길 생각까지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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