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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당근' 포시마크 "네이버 기술 딛고 전 세계 옷장 연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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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옷장을 서로 연결해주는 것, 포시마크의 궁극적인 비전입니다. 네이버와의 협업은 우리 비전을 실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미 최대 의류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의 마니시 샨드라 최고경영자(CEO)가 네이버의 식구가 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네이버는 '미국판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시마크의 인수 작업을 6일 완료하며, 자사 산하에 완전 편입했다. 인수 금액은 12억 달러(약 1조4,900억 원), 네이버 사상 최고 베팅액이다.
12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레드우드시티 포시마크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샨드라 CEO는 두 회사의 결합이 네이버뿐 아니라 포시마크의 성장도 견인할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수억 명의 이용자들을 포시마크로 끌어모으는 게 목표였는데, 네이버와 파트너가 됐으니 꿈을 더 크게 가져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시마크는 한국에는 없는 C2C 형태의 플랫폼이다. 가까운 지역에 사는 이용자끼리 중고 의류를 사고판다는 점에서 한국의 당근마켓과 비슷하지만, 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과 더 닮았다. 인스타그램처럼 이용자가 관심 있는 인플루언서나 판매자를 팔로우하면, 이들의 새 글이 올라올 때마다 이용자 포시마크 첫 화면에 표시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은 팔로우한 이들이 새로 올리는 물건 중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구매한다. 판매자들은 팔로어(이용자)들이 누르는 '좋아요'를 통해 반응을 확인하고, 그들과 소통할 수도 있다. 포시마크가 "커뮤니티 중심의 상거래 플랫폼"이라고 자신들의 서비스를 소개하는 이유다.
포시마크는 샨드라 CEO의 두 번째 창업 회사다. 이미 그는 2005년 홈데코 상거래 업체 카부들(Kaboodle)을 창업해 2년 만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2010년 전후, 아이폰의 대중화로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 이용이 빠르게 느는 것을 보며 그는 '기술이 사람들을 연결하고, 쇼핑 방식도 새롭게 바꿀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1년 포시마크의 문을 열었다.
그의 혜안은 적중했다. 포시마크는 미국, 호주, 인도 등에서 가입자 약 8,000만 명이 하루 평균 25분 이용하는 플랫폼으로 폭풍 성장했다. 2021년 말 기준 구매자 760만 명, 판매자는 560만 명에 이르고, 누적 판매량은 2억3,000만 건이다. 특히 포시마크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전체 이용자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이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샨드라 CEO는 MZ세대에게 유독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데 대해 "이 세대는 유행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한데, 포시마크에선 패션 트렌드를 확인하고 유행 아이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MZ세대는 또 그들의 소비가 환경에 미친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서 중고 물품에 큰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포시마크는 앞으로 네이버의 기술을 결합해 서비스를 고도화해나갈 계획이다. 그 첫 번째로 포시마크는 이날 간담회에서 네이버의 스마트렌즈(이미지로 정보를 검색하는 서비스)를 적용해 개발한 '포시렌즈'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포시마크 이용자가 원하는 상품을 촬영하면 비슷한 상품과 가격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능이다. 또 홈쇼핑처럼 생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포시쇼'에도 네이버의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포시마크 인수를 발판으로 C2C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도 네이버는 프랑스 명품 중고 거래 플랫폼 베스티에르콜렉티브(Vestiaire Collective), 싱가포르 중고 거래 플랫폼 캐러셀(Carousell), 스페인 중고 거래 플랫폼 왈라팝(Wallapop) 등 각 지역 중고 거래 기업에 지속적으로 지분 투자를 해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C2C 글로벌 시장에 큰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포시마크 같은 '커뮤니티 커머스' 서비스를 성장동력 삼아,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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