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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만나 보폭 넓힌 김기현 vs 수도권 당심 다진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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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하루 만인 26일 국민의힘 유력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 신경전이 불을 뿜었다. 3·8 전대가 사실상 양강 구도로 굳어지면서 양측 간 주도권 다툼이 네거티브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동시에 '친윤석열계 주자'라는 이미지가 강한 김 의원은 비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당 상임고문과 거리를 좁히며 당내 다양한 세력과의 관계 설정을 모색했고, 안 의원은 서울과 인천의 당협위원회를 찾아 바닥 당심을 다지면서 국민의힘에 몸담은 기간이 짧다는 약점 보완에 주력했다.
포문은 김 의원이 열었다. 그는 KBS 라디오에서 자신이 '친윤계 대표주자'임을 내세우는 것을 겨냥해 "공천 공포정치"라고 비판한 안 의원을 향해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라고 되받아쳤다. 또 "대선에 나가겠단 분들한테 공천 과정에서 사천, 낙하산 공천하는 사례가 많이 있어 왔다"며 차기 대권을 노리는 안 의원을 겨냥했다.
안 의원은 자신을 '철새 정치'라고 한 김 의원의 발언에 발끈했다. 안 의원은 이날 인천경영포럼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함께 단일화를 해서 정권 교체를 한 것도 잘못이었다는 그런 말씀 아닌가"라고 반문하면서다.
당권주자 간 신경전은 경선 캠프 차원으로 번졌다. 김 의원 측은 전날 안 의원이 "대통령 관저 만찬 사실을 아내에게 숨겼다. 김 의원이라면 즉각 언론 속보로 냈을 것"이라고 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시관 캠프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과거 우리당을 공격했던 안 의원의 어록과 각종 의혹, 거짓말 논란에 대한 자료가 캠프에 쇄도하고 있다"며 "거짓의 정치는 오래가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손수조 안 의원 경선캠프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하다 갑자기 장(장제원)을 지우라고 하고,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하다 갑자기 진흙탕을 만들고 오락가락한다"며 "(김 의원 측이) '네거티브하지 않겠다'하고 뒤돌아 네거티브만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깝다"고 반격했다. 네거티브하지 말고 정책·비전 경쟁을 하자는 취지였다.
이에 김시관 김 의원 캠프 수석대변인은 "네거티브라고 호도하며 적당히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당대표의 엇박자로 총선을 망쳤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명백하게 자기 정체성을 밝히는 것이 곧 정책이고 비전 제시"라며 맞불을 놓았다. 지난해 5월 합당을 통해 입당한 안 의원의 전력을 꼬집으며 '정체성'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네거티브 공방전과 별개로 양측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행보에도 힘을 쏟았다.
김 의원은 이날 김무성 상임고문이 이끄는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 모임 '마포포럼'의 초청 강연에 나서며 '친윤 프레임'에만 갇히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수석부의장 내정 철회를 두고 김 상임고문과 대통령실이 한때 껄끄러웠던 관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내 스펙트럼을 넓히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이날 강연은 김 상임고문 측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서울 등 수도권 당협위원회를 돌며 당원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나 전 의원 불출마로 흔들리고 있는 일부 당심을 흡수해 '결대안(결선투표하면 대표는 안철수)' 여론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마포갑 당원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나 전 의원께는 위로의 말씀을 드렸고, '조금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답을 받았다"며 수도권 연대 성사를 위한 불씨 살리기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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