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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사·정책 완전 분리… '뒷북 제재' 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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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다음 달 14일부터 조사 부서와 정책 부서를 완전히 분리한다. 정책 업무가 몰리면 조사는 뒷전으로 밀리던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독과점 등 시장경제 질서를 해치는 기업에 대한 '뒷북 제재' 논란이 사그라들지 주목된다.
공정위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정책·조사 분리 방안'을 공개했다. 사무처장 산하에 9개의 국·관 및 39개의 과·팀으로 이뤄진 공정위는 정책 분야에 4개 국·관 및 18개 과·팀, 조사 분야에 4개 국·관 및 20개 과·팀을 두는 체제로 바뀐다.
1급인 사무처장이 정책 분야를 총괄하고, 조사 분야는 같은 1급인 조사관리관이 이끈다. 인력은 조사 분야가 220명으로 정책 분야 180명보다 많다. 공정위가 조사 분야에 더 무게를 뒀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1990년부터 33년 동안 정책·조사 겸업 부서를 운영하던 공정위가 조직개편에 나선 건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서 출발했다. 윤 대통령은 "공정위는 경제부처가 아니라 준사법기관"이라고 발언하는 등 '경제 검찰'로서의 역할 확대를 공정위에 주문하고 있다.
이번 조직개편의 관건은 고질적인 조사 지연 문제가 해소될지 여부다. 공정위는 시장 지배력 남용, 담합 사건의 경우 각각 9, 13개월 이내에 처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으나 이를 넘기는 경우가 잦다.
당장 공정위가 지난달 마무리한 법률 플랫폼 서비스 '로톡 사건'은 결론까지 20개월 걸렸다. 공정위는 로톡에 가입한 소속 변호사에게 탈퇴를 강요한 대한변호사협회,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법상 최고 과징금인 10억 원씩 부과했다. 무거운 제재였으나 변호사가 로톡을 대거 탈퇴하면서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는 인원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공정위가 같은 달 제재한 '카카오모빌리티 사건' 역시 2년을 끌다가 결론이 난 사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등이 운영하는 가맹택시 기사에게 '호출(콜) 몰아주기'를 한 혐의로 과징금 257억 원을 물게 됐다. 하지만 공정위 심사가 이뤄지는 사이에도 가맹택시 시장에서 카카오 측의 시장 점유율은 크게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사업을 접은 가맹택시 업체가 나오기도 했다.
조홍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유기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있는 기능이 뭉치도록 조직 개편안을 설계했다"며 "조사와 정책 부서가 분리되면 조사가 신속하게 진행돼 결과를 빨리 낼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그만큼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돼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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