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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건축왕' 허위 계획서에도 "문제없음"… 2년 전 강원도 감사 결과 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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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사건의 파장이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망상 제1지구 사업자 선정 과정으로 번진 가운데, 2년 전 강원도의 부실감사 의혹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업자로 선정된 동해이씨티국제복합관광도시개발(동해이씨티)에 제기된 여러 의혹 검증을 소홀히 해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3일 동해시에 따르면, 2021년 2월 강원도 감사위원회는 "동해시와 지역사회단체가 제기한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 동해이씨티가 제출한 사업계획 및 자금조달계획이 확정고시된 개발계획과 부합한다"고 통보했다. 동해이씨티는 인천 전세사기 사건을 일으킨 남모(62)씨가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내 망상 제1지구 사업을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해당 사업 규모는 6,674억 원에 이른다.
감사위는 당시 "동해이씨티가 '선(先) 토지매입 후 시행자 지정' 원칙에 따라 망상 제1지구 전체 토지(340만887㎡) 가운데 52.7%에 해당하는 179만1,853㎡를 소유해 관련 법령에서 제시한 요건을 충족했다"며 "캐나다 교육기관과 업무협약을 통해 외국인 투자능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위는 "동해이씨티의 자금조달과 관련한 두 차례 협약, 모회사인 상진종합건설의 2022년까지 예상 매출액을 감안하고 앞으로 도와 사업시행자, 재무적 투자자가 SPC를 설립할 예정으로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같은 결론을 토대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은 "사업비의 80%를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진행하고, 동해이씨티가 1군 시공사와 제1금융권 투자자가 참여한 SPC를 추진하면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동자청은 되레 "동해시와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로 도시계획심의가 5차례 유보되는 등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2021년 6월 망상 제1지구 착공이 목표"라는 동자청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동해이씨티는 사업 초기 토지 보상에 나서기도 했으나 수용을 위한 공탁금 202억 원을 지난해 8월 3일까지 예치하지 못해 좌초됐다. 현재 망상 제1지구 관련 소유 토지 231필지는 경매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남씨가 제출한 투자의향서엔 상진종합건설의 자산이 1조2,000억 원, 총사업매출이 4조5,000억 원이라고 기재됐지만, 대한건설협회 자료엔 자산 총액 67억 원, 부채 54억 원, 자본총계 13억 원에 불과했다. "사업자가 7개 건설사를 계열사로 갖고 다수 시공 경험을 보유해 사업 진행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당시 감사 결과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결국 남씨는 망상지구 개발사업 선정 때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기소됐다. 2년 전 감사 결과도 자연스럽게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심규언 동해시장은 "평가 서류를 공개하고 사업계획서가 현실성이 있는지 등 10여 가지 쟁점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했으나 의혹이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남씨의 전세사기 행각이 드러난 뒤 야권 유력 정치인 개입 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홍협 강원경제인연합회 사무처장은 "남씨 회사가 망상지구 사업 부지의 50%를 확보하지 못하자, 개발지역을 3개로 쪼개는 방식으로 허가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감사가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도 감사는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받아 깊이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당시 상황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강원도는 최근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남씨가 어떻게 6,000억 원대 사업자로 선정됐는지 살펴보기 위해 감사에 돌입했다. 강원도는 특정 정치인과 측근 이름이 오르내리는 점을 감안해 "당시 누가, 어떻게 사업자 선정 등에 관여했는지도 따져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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