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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의 봄은 언제 오나...SK하이닉스 1분기에 사상 최대 적자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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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반도체 시장이 침체 늪에서 헤매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 제조기업 SK하이닉스가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1∼3월)에 3조4,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2012년 SK그룹 편입 이후 분기 기준으로는 가장 큰 손실이다.
SK하이닉스는 26일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881억 원, 영업손실 3조4,023억 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두 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58.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조8,984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 4분기보다 79% 커졌다.
사상 최악의 성적표지만 이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금융시장 불안과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반도체 시장 자체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측은 "메모리반도체 다운턴(시장 하강기) 상황이 1분기에도 이어지며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져 이전 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줄고 영업손실은 커졌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은 반도체 고객사인 정보기술(IT) 기기 제조업체들이 경기 침체를 대비해 쌓아 놓은 반도체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 데서 비롯했다. 1분기 SK하이닉스의 D램 평균 판매 가격은 10% 후반, 낸드플래시는 10% 중반 정도 내렸다. 가격이 떨어졌지만 출하량도 늘지 않았다. D램이 20%, 낸드가 10% 중반 정도 감소했다.
메모리 업체들은 잇따른 감산으로 가격 하락에 대응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1분기 D램 생산을 축소했고 마이크론은 추가 감산 방침까지 밝혔다. 그동안 '인위적 감산'을 거부해 온 삼성전자도 이달 초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생산량 하향 조정 입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반도체 가격이 곧바로 반등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D램 가격은 10∼15%,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5∼10%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메모리 업계가 겪고 있는 수급 불일치와 재고 수준은 과거 어느 때보다 과다하다"면서 "2분기에도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이닉스는 하반기에는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1분기에는 고객 보유 재고가 감소세로 돌아섰고 2분기부턴 제조사 재고도 점차 줄어들면서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명수 D램마케팅담당 부사장은 "고객의 심리 변화는 확실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하반기 준비를 위해 2분기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지 구매를 문의하는 고객이 등장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의 등장으로 시작된 AI 개발 경쟁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하이닉스는 AI의 자료 처리를 위해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차세대 서버용 DDR5 D램과 고대역메모리(HBM) 등의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올해 매출 기준으로 DDR5 고용량 모듈은 여섯 배, HBM은 50%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반도체법과 대중 장비 수출 규제 등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김우현 부사장은 "지정학적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국 내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해 여러 검토를 하는 중이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아직 없다"면서 "안정적 사업 운영을 위해 (미국의 대중국) 장비 수출 통제 유예는 최대한 추가 연장을 받을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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