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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연단에 선 尹, "미국과 함께 '자유의 나침반'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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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대한민국은 미국과 함께 세계시민의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는 ‘자유의 나침반’ 역할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2년 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올해 70년을 맞는 한미동맹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청사진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A4용지 16장 분량의 원고 중 절반에 가까운 분량을 할애해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강조했고, 미국의 자유 수호 의지에 사의를 표했다. 우리 대통령이 미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것은 일곱 번째, 영어 연설은 이승만과 노태우, 김대중,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다.
이날 현지시간 오전 11시 6분 의회에 모습을 나타낸 윤 대통령은 미 상하원 의원들의 열렬한 환영과 환대를 받았다. 미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연단에 오른 윤 대통령은 44분간 영어로 연설했다. "저는 지금 자유에 대한 확신과 동맹에 대한 신뢰, 새로운 미래를 열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미국 국민 앞에 서 있다"는 연설 첫 시작부터 기립 박수를 받은 윤 대통령은 연설 중 60차례에 걸쳐 박수를 받았다. 기립 박수만 26차례였다. 상하원은 이날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영어로 진행된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허위선동의 문제 △북한의 도발과 인권 억압 문제 △우크라이나를 무력 침공한 러시아 규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한민국의 역할 등을 담았다.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반하는 현상에 대해 미국과 동일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우선 윤 대통령은 ‘가짜뉴스’로 대변되는 허위 선동 문제를 짚었다. 윤 대통령은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며 “피와 땀으로 지켜온 소중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시스템이 거짓 위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과 관련해선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 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하되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둘 것”이라며 지난해 제안한 '담대한 구상'이 유효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처음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를 언급하며 북한의 인권 문제도 적극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북한 정권이 핵 미사일 개발에 몰두하는 사이 북한 주민들은 최악의 경제난과 심각한 인권 유린 상황에 던져지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이러한 북한 인권의 참상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를 규탄하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쳤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규범을 어기고 무력을 사용해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려는 시도”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대한민국은 자유세계와 연대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수호하고 이들의 재건을 돕는 노력을 적극 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태지역에서 한국의 역할론도 폈다. 윤 대통령은 1989년 미 의회에서 ‘한국은 이 지역(인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더욱 기여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연설을 상기시킨 뒤 “노 대통령의 꿈은 이미 현실이 됐다”며 “대한민국은 포용, 신뢰, 호혜의 원칙에 따라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번영하는 인태지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한껏 띄웠다. 윤 대통령은 한국전에서 숨진 윌리엄 웨버 대령, 존 코니어스 의원, 샘 존슨 의원, 하워드 코블 의원 등을 호명하며 “대한민국은 우리와 함께 자유를 지켜낸 미국의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연설을 듣고 있던 웨버 대령의 손녀인 데인 웨버를 가리키면서 “대한민국 국민을 대표해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이 데인 웨버를 호명할 때, 데인 웨버와 함께 의석에 앉아 있던 김건희 여사의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직접 영어로 연설한 윤 대통령은 긴장한 기색이 없었다. '문화 콘텐츠로 양국이 우정을 쌓고 있다'는 연설 대목에선 "영화 '미션 인파서블'을 좋아한다" "BTS가 백악관엔 나보다 먼저 왔지만, 의사당에는 내가 먼저 입성했다" 등 원고에 없던 농담도 자연스레 건넸다. 윤 대통령이 선 연단 뒤 의장석에는 상원의장을 겸하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나란히 앉았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상하원 의원들의 박수 속에 퇴장했다. 윤 대통령은 입장하고 퇴장할 때 미 의원들의 사진촬영·사인 요청에 하나하나 응해주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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