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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만들 사람이 없다"... '조선업 기술자' 빨아들인 평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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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주문이 물밀듯 들어오며 수주 호황을 누리고 있는 조선업이 정작 일할 사람은 썰물처럼 빠져나간 구인난을 겪고 있다. 용접, 전기장치 등 조선소 핵심 인력이 2010년대 중반부터 반도체 공장을 연달아 짓고 있는 경기 평택에 몰린 영향이 크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생산직 기준 조선업 종사 인원은 5만802명으로 선박을 원활하게 건조하기 위한 인력보다 1만2,872명 모자랄 전망이다. 조선업 부족 인력 규모는 1년 전인 지난해 3분기 8,239명과 비교하면 4,633명 커졌다.
조선소에서 필요한 인력은 용접공, 포설공, 도장공이 대표적이다. 용접은 얇은 철판을 이어붙이는 고난도 기술인력을 비롯해 생산직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포설공, 도장공 업무는 각각 전기시설 설치, 페인트 작업이다.
조선업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건 수주 순항으로 일감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2010년대 불황을 겪다 2021년부터 수주 실적을 회복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엔 세계 선박시장 발주량의 40%를 따내면서 중국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주요 조선업체에 3년 치 물량이 쌓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더해 2010년대 조선업 한파로 일터를 떠난 조선 노동자들이 돌아오지 않는 면도 수요는 많으나 구직자가 없는 '일자리 미스매치'를 낳고 있다. 생산직을 포함한 전체 조선업 종사자는 2014년 20만4,600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7년 4월 13만8,600명까지 떨어졌다. 수주 절벽에 따른 조선업 구조조정 여파였다.
조선업계에선 구인난을 키우는 요인으로 반도체 공장을 짚고 있다. 조선업 침체기에 마침 개시한 대규모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 뛰어든 용접공, 포설공이 계속 반도체 쪽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기지 격으로 2015년부터 평택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평택캠퍼스는 1~3 라인을 완공했고 4 라인은 내년 10월 가동을 목표로 짓고 있다. 5, 6 라인 역시 건설 시기를 조율 중이다.
고용 통계도 이런 현상을 뒷받침한다. 평택 취업자는 2분기 기준 2015년 22만3,000명에서 계속 증가해 올해 33만 명까지 10만 명 넘게 불었다. 반면 조선업 도시인 경남 거제의 취업자는 같은 기간 13만8,000명에서 12만 명으로 줄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현장은 조선소보다 임금 수준이 높은 데다 중대재해법 위반을 피하고자 위험 수준, 작업 시간 등 근로 여건이 낫다"고 귀띔했다.
조선소 근무 경험이 있는 내국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조선업계는 외국 인력 채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당장 정부는 올해부터 3년간 조선업에 일할 수 있는 외국 인력을 5,000명 배정하기로 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외국 인력은 지금 조선업 현장에 꼭 필요하다"며 "다만 이들을 용접공 등으로 투입하려면 업무 능력 검증, 재교육 등이 필요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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