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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민주당 의원 5명, '싱하이밍 사태' 속 중국행..."갈라치기에 휘말릴 우려"

입력
2023.06.14 04:30
수정
2023.06.14 09: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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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홍익표 등 민생경제대책위 소속
정부 및 경제 인사 접촉...경협 강화 논의 전망
외교가 "야당 통해 정부 압박하는 중국 전략"

지난해 9월 1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이재명(오른쪽 다섯 번째) 대표와 김태년 의원(오른쪽 네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해 9월 13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이재명(오른쪽 다섯 번째) 대표와 김태년 의원(오른쪽 네 번째)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강성 발언으로 한국과 중국의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5명이 중국 외교부 초청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중국 경제 현황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의원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배제하고 야당과 밀착해 중국 입장을 관철시키려는 '통야봉여(通野封與·야당과 대화하고 여당은 상대하지 않는다) 전략'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태년, 홍익표, 고용진, 홍기원, 홍성국 의원과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 등으로 구성된 국회 방중단은 12일 베이징에 도착해 16일까지 체류하며 중국 정부와 재계 인사를 만난다.

의원 5명은 지난해 9월 출범한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이다. 중국은 "양국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자"며 이들을 초청했다. 이 중 한 의원은 13일 한국일보에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된 후 중국 경제의 실상을 보기 위해 대책위 차원에서 오래전에 기획한 일정"이라고 말했다.

김진표 초청·이재명 면담 등 야당 '통하려는' 중국

의원 외교라는 취지 자체에는 문제가 없지만, 시기의 적절성을 두고는 논란이 일 수 있다. 야당을 통해 정부를 압박하려는 중국의 갈라치기 전략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은 올해 들어 민주당과의 소통 강화를 시도해 왔다. 한국의 국회 격인 중국공산당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지난 3월쯤 민주당 출신의 김진표 국회의장을 초청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이 조율되던 시기에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야당 정치인을 베이징으로 초대해 윤석열 정부를 견제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김 의장은 중국 방문을 연기한 상태다.

싱 대사가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인사들보다 이재명 대표를 먼저 만난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싱 대사는 이 대표에게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입장 존중 △한국 정부의 탈중국 반대 △쌍중단(한미훈련과 북한의 군사도발 동시 중단) 추진 등을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여당에 비해 친중국 색채가 강한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고, 이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전략이 구체화하고 있다"며 "민주당 의원 5명만 초청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한국은 독립국...중국의 압박 전략인 듯"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중수교 30주년, 성과와 전망' 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중수교 30주년, 성과와 전망' 포럼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책위 의원들은 싱하이밍 사태와 이번 중국 방문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은 "경제와 관련된 일정을 주로 소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일정을 다 마칠 때까지 중국 방문 사실을 공개하지 않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과 중국의 갈등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미국은 '한국 엄호'에 나섰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싱 대사 사태를 놓고 "분명히 (중국 정부에 의한) 일종의 압박 전략이 사용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독립적인 주권 국가이며 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미국의) 훌륭한 동맹이자 친구"라고 말했다. 재빨리 한국의 손을 들어주며 중국을 견제하고 나선 모양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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