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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추경은 역대 3번, 이번 폭우 피해로 추경 편성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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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경정예산안(추경)은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많이 걸린다.”
2020년 당시 폭우 피해 복구를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는 야당 요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보유한 재해·재난 대비 예산이 충분히 비축돼 있다”며 선을 그었다. 여당이던 더불어민주당도 “현 재정으로 감당할 수 있어 추경 편성 여부는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랬던 민주당이 야당이 되자, 2020년보다 피해가 덜한 이번 폭우 대응을 위해 추경 편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앞서 9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가 접수된 농작물 면적은 3만5,392㏊(24일 기준)다. 최근 5년 중 가장 피해가 컸던 2020년 당시 피해 면적(15만8,105㏊)의 약 22% 수준이다.
3년 전 야당 시절 수해 추경을 주장했던 현재 여당의 대응 논리는 당시 민주당 주장과 똑같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추경 편성을 검토하면서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고, 재난·재해 대응 관련 예산이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언급한 가용 재원은 부처별 재난대책비 3,790억 원, 재난대책 목적 예비비 2조8,000억 원, 행정안전부 재난안전특별교부세 1조 원 등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추경은 없다고 일축한 정부·여당이나, 방재대책을 갑작스러운 추경으로 손보겠다는 야당이 과연 올바른 주장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수해 극복에 도움 안 되는 정쟁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해 복구와 지원에 필요한 비용이 얼마인지 먼저 추산하고, 이를 토대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재해 추경이 지금껏 세 차례밖에 없었고, 이번 폭우 피해가 당시보다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은 추경 편성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앞서 정부는 2002년 태풍 루사 때 4조1,000억 원, 2003년 태풍 매미 때 3조 원, 2006년 태풍 에위니아 때 2조2,000억 원의 추경을 마련했다. 루사(5조1,479억 원)를 비롯해 이들의 피해액은 역대 태풍 피해 1~3위에 해당한다.
다만 폭염, 8·9월 태풍에 따른 추가 피해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추경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긴 어렵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 입장에서도 경기 반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2분기 성장률이 0.6%를 기록했으나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서 생긴 ‘착시효과’인 데다, 1분기 경기 반등을 이끈 민간 소비마저 가라앉고 있다”며 “이번 수해 피해로 3분기 성장률 역시 타격을 받게 된 만큼 확장재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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