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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단독 권한'으로 대만에 무기 주는 미국...중국 "화약고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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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단독 권한으로 대만에 4,400억 원 규모의 군사 지원에 나섰다. 미국이 의회 승인 없이 대만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기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 사태에 대비해 대만에 대한 무기 제공 속도를 한 차원 끌어올린 조치로 해석된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전날 3억4,500만 달러(4,400억 원) 규모의 대만에 대한 군사지원 방안을 승인했다. 감시·정찰 장비, 소형 무기 탄약 지원안, 대만군에 대한 교육·훈련 지원안 등이 포함됐다. 휴대용 방공 미사일(MANPADS)과 감시 체계 관련 장비가 대만에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정찰·폭격용 무인기인 'MQ-9'(리퍼) 4대가 이번 군사 지원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리퍼는 표적 위 15㎞ 상공에서 24시간 넘게 머물며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어 '하늘의 암살자'로 불린다. 대당 평균 가격은 약 2,800만 달러(약 358억 원)로 알려진다. 다만 미국이 MQ-9A 드론에 탑재된 첨단 장비 중 일부는 미국 공군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최종 지원 목록에서는 빠질 수도 있다.
이번 지원은 미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를 직접 지원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미국의 무기 판매는 통상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엔 비상시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무기를 제공할 수 있는 '대통령 사용 권한(PDA)' 방식이 활용됐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할 때 주로 사용된 방식으로 대만에 적용하긴 이번이 처음이다. 언제 발생할지 모를 대만 유사 사태를 대비해 무기 공급 기동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셈이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천빈화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2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행동은 대만을 화약통과 탄약고로 만들고 대만해협에서 전쟁의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며 "(대만 집권당인) 민진당이 계속 이 길을 고집한다면 대만 청년들은 총알받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미군에 대한 중국의 견제 수위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본토는 물론 해외 군사기지 컴퓨터 네트워크에 중국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멀웨어(malware·악성 코드) 침투가 확인됐다"고 29일 보도했다. 대만 유사시 미군 기지의 전력·통신·급수 시스템에 장애를 일으켜 혼란을 유발하겠다는 게 멀웨어를 침투시킨 의도로 분석됐다. NYT는 "중국으로선 미군에 멀웨어를 침투시켜 미군의 움직임을 수일 늦추는 것만으로 대만을 더 쉽게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멀웨어 색출·삭제 작업을 벌이고 있다. 네트워크 곳곳에 워낙 잘 숨어 있어 색출하기 어려운 멀웨어 특성상 미군 기지를 넘어 더 광범위하게 침투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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