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반년 만에, '일부 완화'로 선회…반발짝씩 긍정 신호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8월호'
제조업·수출 부진 완화에 주목
더딘 중국 경기 회복, 위험요인

이승한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7월 최근경제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가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8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하는 모습"이라고 총평했다. 경기가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한 2월 진단 이후 내내 비슷한 판단을 유지한 기재부는 6개월 만에 '경기 둔화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경기가 아직 회복세에 접어들진 않았지만, 바닥에서 저점을 다지는 중이라고 해석된다.

이번 기재부의 경기 인식은 6월, 7월에 비해서도 긍적적이다. 기재부는 앞서 경기를 두고 '하방위험 다소 완화'(6월), '하방위험 완화'(7월)라고 평가했다. 이달엔 '하방'이라는 단어를 제외하면서 경기를 꺾는 위협 요인이 약해졌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가장 큰 경기 부진 요인이었던 제조업과 수출이 어느 정도 개선되고 있어 전달보다 반발짝 개선된 경기 진단을 했다"며 "잦은 비, 휴가 등으로 8월까진 수출이 주춤할 수 있지만 다음 달부턴 좋은 모습을 보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기재부는 반도체 등 수출 물량 회복을 긍정 평가했다. 수출액은 7월에 전년 대비 16.5% 줄면서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하지만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 물량으로 접근하면 5, 6월 각각 8.1%, 21.6% 증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떨어진 반도체 가격이 회복 흐름을 탈 경우 수출액 역시 반등할 수 있는 환경이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103.2으로 전월 대비 2.5포인트 오른 점도 긍정적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좋게 평가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취업자가 전년보다 21만1,000명 늘어나는 등 고용 호조도 경기를 지탱하는 지표다.

다만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 국제유가 상승 등은 위험요인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안정세인 물가가 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전날 "중국의 경기 부진 등이 불거진다면 (1.5%로 전망한) 올해 성장률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