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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홍범도 흉상만 콕 집어 육사 밖으로…더 불붙는 이념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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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육사)가 홍범도 장군 흉상을 외부로 이전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3월 함께 설치된 다른 독립운동가들의 흉상은 교내에서 장소만 옮긴다. 이처럼 홍범도 장군을 콕 집어 육사 밖으로 빼내기로 하면서 국방부가 주장하는 그의 '공산주의' 이력을 둘러싼 이념 논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육사는 31일 "종합강의동인 충무관 앞에 설치된 독립군·광복군 흉상 이전 논란과 관련해 홍범도 장군 흉상은 외부로, 나머지 흉상은 교정 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육사 충무관 현관 앞에는 홍 장군을 비롯해 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까지 5명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또 충무관 내부에는 군대 해산에 반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승환 대한제국 참령의 흉상이 있다. 박 참령 흉상은 2018년 다른 흉상들과 함께 현관 앞에 설치될 예정이었지만 장소 협소 등의 이유로 실내에 자리 잡았다. 설치 당시 육사 측은 "흉상 제작에 군 장병들이 사용한 소총 탄피 300㎏(5.56㎜ 5만 발 분량)이 사용됐다"며 "독립군·광복군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육사 측은 윤석열 정부 들어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홍 장군 흉상을 옮기겠다고 밝혀왔다.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홍 장군 흉상 자리에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 흉상을 설치한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육사 측은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5명의 흉상은 충무관에서 500m가량 떨어진 육군박물관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육사는 "구체적인 사항은 육사 내 '기념물 종합계획'이 완료되는 대로 시행할 계획"이라며 "기념물 재정비는 육사 졸업생과 육사 교직원 등의 의견을 들어 육사의 설립목적과 교육목표에 부합되게 육군사관학교장 책임하에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국방부 청사 앞의 홍범도 장군 흉상(1998년 설치) 이전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국방부는 "필요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홍범도 논란은 흉상에 이어 해군 잠수함으로 번질 전망이다. '홍범도함'의 명칭을 놓고 한덕수 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위에서 "(함명) 수정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우리의 주적과 싸워야 하는 군함에 공산당에 적을 가진 사람의 이름을 왜 써야 하나"라고 되물었다. 홍범도함은 214급(1,800톤) 7번함으로,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명칭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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