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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주범 미세 플라스틱, 대체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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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만 소상공인 시대, 소상공인의 삶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환경호르몬'이란 일본식 용어로 잘 알려진 내분비계 장애물질은 몸에 축적돼 각종 알러지 질환과 대사증후군 등을 발생시킬 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는 유해물질이다. 일상 속에서 쉽게 노출될 수 있어 그 위험성은 더욱 커진다. 디플라의 김현영 대표는 이 같은 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영향을 직접 경험했다. 자가면역질환을 앓았던 그는 질환의 원인이 된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소재를 만들고자 디플라를 창업했다.
회사소개 부탁드립니다.
"해양 생태계 순환을 방해하는 골칫덩이 해양생물을 활용해 생분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디플라입니다."
미세플라스틱 문제가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데요. 일반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플라스틱 사용의 위험성이 있을까요?
"2050년이 되면 바다엔 바닷물이 반, 미세플라스틱이 반이 될 거란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바다가 마치 '미세플라스틱 수프'로 변하고 있다 해도 무방할 정도죠. 신생아의 태반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는 판국입니다.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로 우리 몸에 축적되며, 기형과 생식질환, 비만, 염증 반응 등 수많은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연구가 거듭될수록 그 위험성이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약 450년의 수명을 지닌 플라스틱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부서지며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뀝니다. 가장 무서운 점은 미세플라스틱화가 이제야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대로 가다간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한 상황을 마주치게 될 겁니다."
소비자들도 모르게 일상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고 있군요.
"우리가 늘 사용하는 일회용 종이컵이나 식품 포장용 종이팩을 살펴보면, 내부 표면 코팅을 위해 플라스틱(PE. 불소수지)이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종이컵에 따뜻한 물을 따라 마시면 리터당 약 5조 1,000억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디플라는 이런 문제를 해결코자 해양 생물자원을 활용해 자연에서 분해가 가능한 소재로 플라스틱을 대체하고자 합니다."
생분해 플라스틱이라는 창업 아이템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희귀성 난치병인 강직척추염으로 투병했었습니다. 강직척추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은 내분비계 장애물질(환경호르몬)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다수의 논문에 제시돼 있습니다. 내분비계 장애물질이 자가면역질환의 주 발병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죠.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며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실이 이를 방증합니다. 투병하며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깨달았고, 특히 내분비계 장애물질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대체할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기저귀나 생리대에 사용하는 화학 흡수체를 대체하는 생분해 흡수체를 개발해 제품화했고, 지금은 식품 포장에 사용하는 생분해 필름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나요?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이과 계열과는 완전히 담을 쌓은 문과생이었지만, 미세플라스틱에 관심을 갖고 난 뒤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플라스틱, 즉 고분자와 관련한 화학 지식에 흥미를 갖게 됐고 관련 내용에 몰두했습니다. 해양 생물 간의 화학반응으로 플라스틱의 물성이 강화되는 것을 처음 봤을 땐 마치 마술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물론 비전공자이므로 제 아이디어를 실현해 주는 연구원들의 기술적인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비전공자이므로 기술적 한계에 갇히지 않고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열정에 밤낮없이 수많은 해양 생물로 실험하는 디플라 연구원들의 노력이 더해져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요? 주로 어디에 사용되며 어떻게 판로를 개척했나요?
"2023년 하반기 처음으로 여성용품에서 매출이 발생했습니다. 계약 물량 기준으로 연말까지 약 3억 원 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내년엔 식품 포장 용기 제품과 해조류 기반의 흡수체, 필름 소재를 출시합니다.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요. 아무래도 환경에 대한 관심은 국내보단 다른 선진국에서 높은 편이라, 해외 시장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습니다. 국내외 환경규제나 ESG 경영 트렌드 등 지속가능성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으니, 앞으로 친환경 시장은 더욱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판로는 제가 영업팀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쌓아온 인맥, 그리고 디플라의 투자사로부터 국내외 바이어를 소개받으며 개척하고 있습니다."
창업 후 위기는 없었나요? 또 어떻게 극복했나요?
"재미도 있었지만 위기도 이따금씩 찾아왔습니다. 대규모 해외 수출 계약을 했지만 포장재 문제로 계약이 파기돼 큰 손해를 본 적도 있었고요. 같이 일하던 연구소장님이 건강 문제로 요양이 필요하셔서 결국 함께 하지 못하게 된 일도 가슴 아팠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한계를 느끼기도 했지만, 위기가 올 때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더 집중했습니다. 기술적 돌파구를 찾고자 자문을 얻기도 하고, 바이어에게 상황을 조리 있게 설명하며 손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긴 어려웠지만, 최소한 문제의 크기를 가능한 한 줄여왔던 것 같습니다. 또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디플라 구성원들의 이해와 배려 덕분에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좋은 소식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선 올해 상반기에 다수의 특허를 등록했고요. 또, 기술보증기금 벤처캠프 12기를 수료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것보다 심사위원께서 기술을 알아봐 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고, 꾸준히 나아가면 해낼 수 있겠다는 믿음도 생기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10월에는 녹색창업융합클러스터 입주 승인을 받고, 벤처기업인증도 확보했습니다."
대표님의 개인적인 목표 그리고 회사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저는 새로 개발된 신약으로 강직척추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신약이 저를 고통에서 해방시켰듯, 우리가 노력해 만든 기술과 제품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디플라의 비전은 '플라스틱을 대체해 인체와 환경에 무해한 소재를 만들어 사람들이 지속가능한 편익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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