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출마' 하태경 "한동훈·원희룡 나오면 험지라더니, 나는 왜"

험지 출마 선언한 하태경, 종로 출사표
하태경 "세 번 연달아 져… 험지 맞다"
'당선돼도 실익 없다' 당 내 비판 여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22대 총선 서울 종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출마를 선언한 서울 종로가 '험지'가 아니라는 당 안팎의 지적에 대해 "원희룡, 한동훈 장관 출마설이 나올 땐 험지고 제가 나오면 험지가 아니냐"라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종로가 사실은 우리 당에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라며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이 (당선돼) 한 세 번 연달아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로를 누군가가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데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해서 저라도 깃발을 들어야겠다 해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인 종로를 험지로 볼 수 있냐는 지적에 대해선 "종로에 최근 원희룡, 한동훈 장관 출마설도 나왔는데 그때는 종로가 험지라는데 당 내에서 이견이 아무도 없었다"고 받아쳤다. 하 의원은 "원희룡, 한동훈 출마설 나올 때는 종로는 험지고, 하태경 나오면 험지가 아닌 거냐"며 "이건 좀 이상한 논리"라고 했다.

하 의원은 출마 선언에 앞서 일부 지도부, 현역 의원인 최 의원과 상의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번에 서울 출마 선언할 때 상의했던 같은 분, 당 조직을 관장하는 그런 분하고 상의를 드렸다"면서 "사안의 성격상 지도부 전체와 미리 다 협의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최 의원과) 식사하면서 말씀을 드렸다"며 "'하 의원 나오는 걸 어떻게 막겠나, 양해하겠다'고 그래서 저는 그걸 페어플레이를 하자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 내에서는 하 의원의 종로 출마를 두고 중진의 희생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험지 출마를 하신다고 처음에 딱 깃발을 드셨는데 적어도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 당에 중요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당선되지 않거나, 우리가 과거 당선했다가 상당 기간 빼앗긴 데서 경쟁력을 보이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다선자에게 험지 출마를 요청한다는 건 역량과 경륜으로서 우리가 잃었던 실질을 회복해달라는 것"이라며 "실질을 회복해서 이쪽은 플러스 1, 저쪽은 마이너스 1이 되는 게 험지 출마라는 생각을 가지고 진행하는데, 종로를 가시면 당선되더라도 결국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가 돼버린다"고 평가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