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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 혼나던 진짜 간호사였다...'박보영 드라마'서 꿈 이룬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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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인생'으로 요즘 K콘텐츠 시장에서 주목받는 배우, 이상희(40). 간호사 출신인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빈틈없는 간호사를 연기해 몰입감을 높였다.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 불렸던 그는 연기로 밥벌이가 어려웠을 때 '부캐'(간호사)로 잠시 돌아가 병원에서 환자를 돌봤다.
인생 2,3막을 넘어 'N막 시대'를 개척한 이상희를 만났다. 다음은 그가 들려준 인생 역전 혹은 반전의 이야기다.
"'이제 그만 죄송해야 돼' 병원서 내가 듣던 말" '미생'의 도전
"혈압 재는 법 좀 가르쳐줘요." 이상희가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정신병동~')를 찍을 때 간호사 역을 맡은 동료 배우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한 이상희는 20대 때 간호사였다. 큰 병원에서 1년, 작은 병원에서 2년 동안 일반 외과에서 환자를 돌봤다. '정신병동~'에서 고참 간호사인 수연이 환자를 상대할 때의 말투와 처치를 할 때의 몸짓, 종종걸음으로 병실을 돌아다니던 모습에서 '짬바'(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가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온 배경이다.
병원에서 이상희는 '미운오리새끼'였다. 최근 종로구 카페에서 만난 이상희는 "드라마에서 간호사 다은(박보영)이 선배들한테 들었던 '이제 그만 죄송해야 된다'는 내가 실제로 병원에서 들었던 말"이라고 했다. "일 못하는 간호사였어요.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는다고 번번이 혼났어요. 오차 없이 딱 부러지게 일해야 하는데 그게 너무 어렵고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뒀고요. 그 일을 완주하지 못한 부채감이 있었는데 '정신병동~'으로 좀 덜어냈죠."
이상희와 간호사라는 직업의 인연은 쉬 끊어지지 않았다. 간호복을 벗고 2010년 영화 '시선'으로 데뷔한 뒤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 불리던 그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 1년 동안 일했다. 그는 "생활이 불안정해 친한 친구 집에 얹혀살았는데 그 친구가 결혼을 하면서 집 보증금이 필요했다"며 "그 '돈 때문에 연기를 쉬고 싶지 않아 돈을 벌어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해졌다"고 옛일을 들려줬다. 그후 이상희는 상업 영화와 드라마 오디션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부캐' 덕에 K콘텐츠 시장에서 '간호사역 섭외 1순위'로 떠오르며 새 활로도 찾았다. 이상희는 영화 '베테랑'(2015)과 '미성년'(2018)을 비롯해 드라마 '라이프'(2018)에서 모두 간호사로 나왔다.
카메라 앞과 병원을 오가며 일했던 배우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연기가 실제 같아 보이는 힘을 지녔다"(이현주 영화 '연애담' 감독)는 평가를 받는다. 송중기와 찍은 영화 '로기완'의 개봉을 앞둔 이상희는 인터뷰 장소에 숍에서 스태프의 손을 빌리지 않고 직접 메이크업을 하고 왔다. 스케줄이 없을 땐 주로 지하철을 탄다.
"처음엔 열등감이 심했어요. 연기를 한 번도 배우 적이 없었으니까요. 지금은 (이)희준, (진)선규 오빠랑 연기 스터디를 주마다 해요. 그 선배들을 보면서 '노력하는 게 재능'이란 걸 절감했죠. 제 욕망이 캐릭터에 드러날 때 보기 불편하더라고요. 이젠 그러지 않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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