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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합의 실패한 화석연료 '퇴출'... '전환' 타협도 28년 걸렸다

입력
2023.12.13 19:20
수정
2023.12.13 21:3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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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서 '탈화석연료 전환' 합의
산유국 집단 반대에 폐막일 넘겨
첫 총회 후 탈화석연료 합의 처음
'단계적 퇴출' 빠져 "허점" 비판도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행사장에서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왼쪽) 의장이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과 포옹하고 있다. 두바이=AP 연합뉴스

13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행사장에서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왼쪽) 의장이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과 포옹하고 있다. 두바이=AP 연합뉴스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transitioning away from fossil fuels)을 시작한다."

'탈(脫)화석연료'를 위한 인류의 대응이 비로소 첫발을 내디뎠다.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혀 온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공동의 움직임에 합의한 것이다. 무려 28년이 걸린 합의다.

그러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란 애초 목표에선 끝내 뒷걸음질치고 말았다. '실망스러운 결과'란 비판이 여전하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총회에서 "2주간의 마라톤 협상을 통해 마련된 합의안이 최종 타결됐다"고 선언했다. 합의문은 "에너지 체계가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을 개시하는 한편, 그 방식은 공정하고 질서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이 전환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합의문은 당사국 198곳의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이번 합의의 의미가 작진 않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첫 총회가 열린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기후당사국들이 '화석연료 탈피'에 의견 일치를 본 것이기 때문이다. 알자베르 의장은 이날 최종 합의를 "UAE 컨센서스(합의)"라고 명명한 뒤, "강화되고 균형 잡혔으며 틀림없이 기후 행동을 가속화하는 역사적 패키지"라고 높이 평가했다.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기후환경 장관도 "화석연료에서 멀어지는 전환 필요성에 대해 명확한 문서로 하나가 된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COP28의 최대 화두였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phase-out)' 문구는 결국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했다. 앞서 공개된 합의문 1차 초안에는 '단계적 퇴출'이 담겼으나, COP28 폐막일을 하루 앞둔 11일 의장국인 UAE가 작성해 공유한 2차 초안에선 해당 문구가 삭제돼 논란이 됐다. 중동 산유국들의 집단 반대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12일이었던 폐막이 미뤄진 것도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 문구 포함 여부를 둘러싼 당사국들 간 갈등으로 막판 진통을 겪은 탓이다.

이날 채택된 최종 합의문은 '퇴출'이 빠진 2차 초안보다는 진전됐다는 평가가 많지만, 사실상 산유국들의 입김을 못 이긴 결과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에 국가 존립을 위협받고 있는 도서국들의 구성체인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은 "변혁적이지 않고, 수많은 허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비영리단체 생물다양성센터의 진 수 에너지정의국장도 "화석연료 생산국들로선 생산량을 계속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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