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배신감"… 예산시장 살린 백종원, 국민신문고 신고 당한 이유는

'소스·제품 강제로 비싸게 판매' 신고에
"가맹점 가격 동일, 최하 단가보다 낮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9일 열린 예산시장 상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백종원' 캡처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충남 예산군과 협업해 재단장한 예산상설시장의 한 상인에게 신고를 당한 사연을 밝히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예산시장 상인 중 한 명이 '더본코리아에서 소스와 제품을 시장에 비싼 가격에 강매하고 있다'고 국민신문고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 대표는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저 이러면 섭섭해요. 예산시장 연말결산'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는 지난달 29일 진행된 예산시장 상인 간담회의 모습이 공개됐다. 백 대표는 이 자리에서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렸더라"며 "더본코리아에서 소스 및 공급 제품을 강제로 비싸게 팔고 있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백 대표는 신고 내용에 대해 해명하며 상인들을 향해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저놈들이 돈 벌려고 저랬구나' 생각할 것 같아서 분명하게 해드리려고 한다"며 "저희가 납품하는 소스와 제품은 다른 가맹점과 똑같은 가격으로 공급하고 있다. 여기만 특별히 보내드려야 하는 물품도 최하 단가보다 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너무 섭섭하다. 제 입장에선 엄청난 배신감이 든다"며 "소스 팔아먹으려고 메뉴 개발해드렸겠느냐. 가능하면 초짜 사장님들의 음식맛이 변하지 않게 하려고 아끼는 소스를 쓰게 해드린 것"이라고 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9일 열린 예산시장 상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백종원' 캡처

예산시장 상인들이 안정적으로 영업을 이어가도록 하기 위한 쓴소리도 이어갔다. 백 대표는 "대부분의 매장 중 가게 오픈, 마감은 내(사장)가 한다는 곳이 있느냐"며 "1년도 안 됐다. 벌써 폭죽 터뜨리고 샴페인 마시냐"고 질타했다. 이어 "예전엔 응원이었지만 이제는 협박"이라며 "여기서 무너지면 투자한 거 다 날아가는 거다. 나도 뭔가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백 대표는 이달부터 내년 4월까지 성과를 토대로 예산시장과의 재계약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타까워서 그런다. 사장님들의 삶과 인생이 바뀌길 원한다"면서 "좋은 예시가 되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예산시장은 올해 국토교통부 우수 지역개발사업으로 선정되는 등 호평을 받고 있다. 예산군에 따르면, 지난 1월 개장 당시 5개였던 창업 점포는 최근 32개로 늘어났다. 지난달까지 총 270만 여명이 방문했으며 연말까지 약 300만 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군은 예산시장 등을 바탕으로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주관한 기초자치단체 브랜드 평판 조사에서 전국 226개 지자체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